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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가 보여준 반도체 부족 해법 'AI로 자체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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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가 보여준 반도체 부족 해법 'AI로 자체 생산'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 위기 속에서도 고객에게 차량 100만대를 인도하는 등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는 반도체 부족 위기 속에서도 고객에게 차량 100만대를 인도하는 등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반도체 칩 부족 악화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결국 판매 대수가 줄었다. 이들 기업의 손실은 막대했다.

한편 자동차 가격은 신차는 물론 중고차량까지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혼자 이 위기를 타개하고 판매량이 오히려 상승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 호평을 받고 있다.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는 반도체 위기가 다른 기업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비해 100% 증가한 약 100만대의 자동차를 2021년에 판매했다. 테슬라는 다른 기업이 보여주진 못한 솔루션으로 이를 극복했다. 반도체 공급망 도전이 불과 2년 만에 최악의 예측불허로 업계를 교란시켰지만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반도체 칩 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


애플, 삼성, 그리고 IBM 사용자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할지도 모른다. 네덜란드 다국적기업 ASML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전 세계 칩 부족은 더 악화될 수 있다. 이 회사는 얇은 반도체 필름에 부품을 패턴화하는 미세조립 공정의 중요한 부분인 광석학 시스템을 세계 최대 규모로 공급한다.

애플, IBM, 삼성이 사용하는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극자외선 석판기계의 유일한 공급원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베를린 공장에 최근 불이 났는데, 아직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도체 칩 부족의 심각성이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이미 예측하고 있다. 2021년 3분기에만 52억 유로의 장비를 판매한 것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다.

반도체 공장은 용량이 제한돼 있고, 수년 동안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사고는 매우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전 세계 칩 부족은 자동차, 그래픽 카드,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을 포함한 169개 부문과 소비자 라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 미·중 무역전쟁, 2021년 대만의 가뭄과 미국 텍사스 눈보라가 완전히 뒤섞인 상황에서 자동차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에 이어 칩 부족은 많은 요인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 공급이 2021년 말까지 회복될 예정이었지만 전 세계 반도체 적자가 2023년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의 정부들이 생산을 늘리고 제조 시설을 짓기 위해 경쟁하고 있지만 실제 공장이 가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ASML과 같은 주력 제조업체 중 한 곳이 약화될 경우 부족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 공급-수요 비율이 팽팽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장기적 과제는 칩 업계에 항상 존재해 왔다.

위기 속 테슬라의 상승세


GM 같은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지난 2년 동안 도전에 직면했다. 하지만 신생기업인 테슬라는 번창했다. 동사는 반도체 위기가 다른 기업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비해 100% 증가한 약 100만대의 자동차를 2021년에 납품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칩 부족에 대한 부담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이 회사 공장이 잠시 문을 닫고 생산을 지연시켰지만 어려운 고비를 잘 극복했다.

첫 번째 이유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테슬라는 강력한 수요가 대유행을 통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충성 고객들과 더 관련이 있지만, 정기적으로 칩을 생산하는 것이 그 회사가 부족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게다가, 그 회사는 대부분의 물건과 생산품을 사내에서 구매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슈퍼컴퓨터 및 자율주행차용 컴퓨터 비전을 실행하는 D1 칩은 사내에서 기초부터 만들어졌다.

이 칩은 7nm 기술로 만들어졌으며 362테라플롭(그래픽카드의 컴퓨팅 퍼포먼스를 재는 방법)의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다. EV용 칩에 대해 다른 곳에서 칩을 조달했을 때도 제3자가 아니었다. 제조업체와 직접 협력하고 일부 제조사가 테슬라만을 위해 생산하는 채권을 만들어 두었다.

테슬라가 취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엔지니어링 팀을 통해 테슬라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빠르게 다시 작성해 대체 제조업체들과 더 잘 협력한 것이었다.

머스크는 대체 칩을 교체한 뒤 수주 만에 펌웨어(소프트웨어를 읽어 실행하거나, 수정하는 것도 가능한 장치, 일종의 운영체계)를 쓸 수 있었다. 단순히 칩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다시 작성했다.

이제 테슬라만 이 새로운 길을 가지 않는다. 더 많은 브랜드들이 테슬라가 개발한 이 길을 따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애플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일부 감안한 인텔과의 15년 계약을 종료하고 M1 칩을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또 다른 솔루션은 AI 활용이다. AI를 통해 칩 개발 과정의 여러 부분을 고정시키거나 칩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이 하나의 프로세서를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리는 반면 AI는 훨씬 더 짧은 시간 안에 그것을 할 수 있다. 전력과 성능의 더 나은 조합을 만들어 낸다. 반도체 공급망 공정의 마지막 레이어가 될 수 있어 실시간으로 결함을 지속적으로 스캔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칩 개발은 이제 유행되고 있다. 구글은 최근 TPU(Tensor Processing Unit) 디자인을 위한 새로운 딥 보강 학습 기법을 공개했다. TPU는 구글이 2016년 5월에 발표한 데이터 분석 및 딥러닝용 하드웨어다.

삼성도 칩 설계 회사 시놉시스를 활용해 자사 칩을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나 IBM 같은 기업도 AI 설계 칩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성공하면 반도체 칩 수급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