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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종진 유진네트웍스 대표 "도전정신 덕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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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종진 유진네트웍스 대표 "도전정신 덕분에 성공했다"

LG상사 재직 때 항공유 수입 사업에서 가능성 확신
ISO 탱크 컨테이너 도입, 보관비용 줄이며 시장 개척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 운용…조종사 해외 진출 지원


제종진 유진네트웍스 대표. 사진=류으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제종진 유진네트웍스 대표. 사진=류으뜸 기자


“남이 밟았던 발자국을 밟지 않고 나만의 길을 만든다는 평소 도전정신 덕분에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 소재한 유진네트웍스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제종진 대표는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그의 사업모델은 여느 항공‧석유화학 업계와는 확연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진네트웍스는 2014년 설립해 항공유 판매업, 석유수출입업, 항공기 급유업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항공기가 민간여객기, 군용 비행기, 경비행기 등 각기 다른 목적으로 다양하게 제작되는 것처럼 항공유도 비행기 목적에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케로신(Kerosene)’ 타입은 민간 항공기에 주로 사용되고, ‘와이드 컷(Wide-cut)’ 타입은 군용항공기에, ‘항공가솔린(AG)’은 경비행기의 연료로 쓰인다.

유진네트웍스는 이 가운데 AG 수입을 전문으로 한다. 2002년부터 AG를 수입해 국내 조종사 교육 훈련 업체와 몇몇 항공사와 계약을 체결해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ISO 탱크 컨테이너 도입, 보관 비행 획기적 줄여


ISO 탱크 컨테이너. 사진=유진네트웍스이미지 확대보기
ISO 탱크 컨테이너. 사진=유진네트웍스

제 대표는 공군본부 항공사업단 출신으로,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 LG상사에서 항공기 보급 및 무역 구매 담당으로 일하던 시절에 AG가 해외에서 대형 유조선으로 100만 리터씩 들어와 보관 비용이 상당하다는 걸 느꼈다. 제 대표는 상사맨 답게 ‘이 비용을 줄이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구체적인 사업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이후 AG를 어디에 저장할지를 고민한 끝에 생각한 것이 ‘ISO 탱크 컨테이너’로 항공유를 가져오는 방법이었다. ISO 탱크 컨테이너는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국제규격으로 제작된 컨테이너로, 위험물‧석유화학제품‧화공약품‧의료약품‧압축가스‧식료품 등 대량의 액체화물을 수송하기 위해 특별한 구조로 만든 컨테이너다. 저장용량이 2만 5000리터로, 항공사가 필요로하는 만큼만 가져다가 공급하니 보관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사업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국내 항공레저산업은 초보 수준에 머물렀다. 제 대표는 “사업 초기에 다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당시 대형 항공사 밖에 없다 보니 누가 이 기름을 쓰냐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항공기술 발달과 관련 직종 종사자가 증가하고 경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점차 사업이 안정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재 수요만 있어 판로가 없어 보였지만, 시장에 공급을 하니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 운용…실제 비행 한다는 착각 만들어


유진네트웍스 4층에 있는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실. 사진=류으뜸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유진네트웍스 4층에 있는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실. 사진=류으뜸 기자


항공유 사업으로 기반을 닦은 제 대표는 이웨스트에어라는 회사를 설립해 6년 동안 조종사 교육과 훈련 사업도 병행했다. 지금은 회사를 매각하고 모의 비행 시뮬레이터를 운영하며 조종사 훈련생들이 비행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승객을 태우고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는 훈련생들은 이곳에서 훈련을 받으며 미래 조종사로 성장한다. 제 대표는 “이곳을 거쳐서 각 항공사 부기장으로 간 친구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비행 시뮬레이터 실내는 조종석을 둘러싼 1500여 개의 기체 조종버튼과 각종 운항 장치들로 빼곡했다. 기체가 좌우로 움직일 때마다 컨트롤 휠(Control Wheel)이라고 불리는 핸들이 함께 움직였고, 이륙할 때 들리는 소음까지 재현해 실제 비행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특히 이륙할 때와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때는 멀미하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국내 조종사는 포화상태...훈련생들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파”


제종진 네트웍스 대표가 항공 모형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류으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제종진 네트웍스 대표가 항공 모형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류으뜸 기자
제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잠잠해지면 조종 훈련생들을 해외 항공사에 취직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제 대표는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은데 비해 항공사는 많은 편이다. 그만큼 항공사들이 받을 수 있는 조종사들은 다 찾다는 뜻”이라면서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줄면서 항공업계가 채용을 2년째 멈추다 보니 조종사 시장은 그야말로 포화 상태”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이들이 재능을 썩히지 않고 홍콩이나 동남아 등 해외 항공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류으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frindb@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