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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스틸스토리] 캐나다, '해양 오염' 컨테이너 폐기물과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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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스틸스토리] 캐나다, '해양 오염' 컨테이너 폐기물과 사투

바다에 추락한 컨테이너(상)

밴쿠버 섬의 북서쪽 해안선(캐나다 해안 경비대)의 깨끗한 지역에 짐 킹스턴에서 잃어버린 컨테이너가 버려져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밴쿠버 섬의 북서쪽 해안선(캐나다 해안 경비대)의 깨끗한 지역에 짐 킹스턴에서 잃어버린 컨테이너가 버려져 있다.
캐나다 태평양 연안, 작은 배가 해변으로 접근하자 바람이 세차게 불어 닥쳤다. 차갑고 짠 바닷물이 스프레이 뿌려지듯 얼굴에 달라붙었다. 작은 보트에 타고 있던 일행들은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보트가 요동을 칠 때마다 일제히 몸을 수그렸다.

해양 쓰레기 수거 자원봉사자들의 이번 행차는 다른 때보다 훨씬 힘겨웠다. 파도가 거세지자 일행들은 환경 쓰리기 푸대(burlap bags)와 장비들을 간수하면서 몸의 균형을 잡느라 애를 썼다.
바닷물은 좁은 수로로 흘러들어 항해를 어렵게 만들었다. 파도는 진폭이 큰 것과 가늘지만 길게 늘어뜨린 모양으로 보트를 사정없이 흔들었다. 선장은 보트를 육지로 착륙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성급한 자원봉사자들이 물속에 뛰어 들려는 돌발 행동도 보였다. 설사 보트가 간신히 육지에 접안 했더라도 바위가 많은 곳이나 해안선을 따라 기어오르게 된다면 재앙이 될 수 있다.

해안가에 널 부러져 있는 환경 폐기물

바다 청소 자원봉사단들을 맥 빠지게 하는 일은 해안가의 생태계를 어지럽힌 무덤과 같은 폐기물을 목격하는 순간이다. 깨끗한 자연 환경에 깎아지른 듯 몰려있는 환경 쓰레기를 바라보면서 어느 봉사자는 ‘기함할 일’이라고 욕설을 뱉었다.

노란색의 번쩍거리는 폴리우레탄 폼과 스티로폼 폐기물들은 눈에 잘 띤다.

노랗고 하얀 거품들은 해양 동물들과 물고기들을 유혹한다. 음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해안가에서 늑대와 곰 그리고 다른 동물들이 플라스틱을 물고 뜯었던 흔적을 자주 목격한다.
자원봉사자들은 유출된 빈 컨테이너에서 나온 금속과 단열재를 청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초능력자(Herculean)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대형 선박들이 풍랑을 만나 바다로 추락시킨 컨테이너 박스 속에서는 별별 물건들이 흘러나온다. 해양 전문기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물건들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한 가지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한진 시애틀은 지난 2016년 11월 3일, 태평양을 항해하던 중에 거친 파도에 선박 옆구리를 부딪쳐 35개의 컨테이너를 유실했다. 캐나다와 미국해안경비대는 인근을 운항중인 모든 선박들에게 똑같은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으로는 유실된 컨테이너가 교통의 흐름을 방해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사고 당시의 보고서에는 컨테이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유실된 컨테이너의 최종 도착지가 어딘지를 기록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실된 컨테이너의 일부는 해안에 그대로 떠 있고, 다른 일부는 캐나다의 환태평양 국립공원 보호구역의 해안선 30마일에 걸쳐 파편처럼 몰려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짐 킹스턴의 유실된 100개의 컨테이너

2021년 10월, 캐나다 서부 해안의 컨테이너 운송 안전에 또다시 관심이 집중되었다. 짐 킹스턴호가 태평양을 건너오면서 대형 사고를 일으킨 탓이다.

사고는 10월 23일 발생했다. 4253TEU급 컨테이너선 짐 킹스턴(Zim Kingston)호는 후안 데 푸카 해협을 지나다 캐나다 밴쿠버섬 남단 빅토리아항에서 8㎞ 떨어진 해상에서 악천후를 만나 컨테이너 일부가 붕괴됐고 2개의 컨테이너박스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컨테이너엔 광산 채굴 현장에서 쓰이는 ‘칼륨 아밀 크산테이트’라는 화학제품이 실려 있었다. 화재를 일으킨 컨테이너와는 별도로 40개의 컨테이너가 바다로 유실됐다.

짐 킹스턴호는 2008년 11월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된 길이 260m, 폭 32m, 흘수 12.6m의 컨테이너 선박이었다. 이 선박은 줄곧 짐 라인에 장기 용선돼 운항되어왔다. 짐 킹스턴호는 몰타에 국적을 등록했고 노르웨이선급(DNV)에서 선급 증서를 취득했다. 선주배상책임보험(P&I)은 스웨디시클럽에 가입해 있었다.

유실된 컨테이너 외에 작은 스티로폼, 냉장고, 소비재 및 포장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짐 킹스턴에서는 계약된 청소원들을 파견했다. 캐나다 해안 경비대는 선박의 상태와 분실된 컨테이너 모니터링에 돌입했다. 사고 처리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