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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글로벌 콘텐츠 거점 마련…"올해부터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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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글로벌 콘텐츠 거점 마련…"올해부터 달라진다"

엔데버 콘텐트, 570편 제작·배급한 美 거물…올해 글로벌 협업 성과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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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글로벌 콘텐츠 거점을 확보하면서 앞으로 콘텐츠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고 19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CJ ENM은 글로벌향 콘텐츠 제작역량을 강화하고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약 80%를 최종 7억8538만달러(약 93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이후 안정적인 사업 운영 및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남은 지분은 기존 대주주인 엔데버 그룹 홀딩스가 보유한다. 엔데버 콘텐트의 공동 대표인 크리스 라이스와 그레이엄 테일러 등 주요 경영진 및 핵심 인력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이다.

엔데버 콘텐트는 유럽, 남미 등 세계 19개 국가에 글로벌 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콘텐츠의 기획부터 제작, 유통까지 자체 프로덕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2023년까지 40개 프로젝트 이상의 영화·드라마 제작을 목표하고 있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의 글로벌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크리에이터 풀을 활용해 CJ ENM의 IP와 시너지 효과를 낸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엔데버 콘텐트는 다양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극장과 다양한 OTT 플랫폼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영화사이트인 IMDB에 따르면 엔데버 콘텐트는 최근 ‘스펜서’와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인 더 하이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등 영화의 제작·배급을 책임졌다.

또 OTT 플랫폼에 ‘로스트 도터’, ‘더 길티’(이상 넷플릭스), ‘어둠의 나날’(애플TV플러스), ‘나인 퍼펙트 스트레인저’(훌루), ‘킬링 이브’(BBC아메리카), ‘해밀턴’(디즈니플러스) 등을 공급한 바 있다.
IMDB에 집계된 엔데버 콘텐트의 포트폴리오는 총 570편으로 이 중 상당수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되거나 평단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작품이다. 이 때문에 엔데버 콘텐트가 보유한 크리에이터 풀에 대한 신뢰도 높은 편이다.

CJ ENM이 엔데버 콘텐트를 활용하면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보급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드라마의 경우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소개되면서 많은 해외 팬들을 확보한 상태다. 엔데버 콘텐트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경우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다.

강호성 CJ ENM 대표는 "엔데버 콘텐트의 합류가 CJ ENM 글로벌 성장의 핵심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CJ ENM은 멀티 스튜디오 중 하나로 편입된 엔데버 콘텐트를 글로벌 거점 삼아 전 세계를 타깃으로 독자적 콘텐츠를 제작, 유통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CJ ENM은 미국 미디어 그룹인 바이아컴CBS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아컴CBS가 보유한 파라마운트 픽쳐스와 콘텐츠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는 엔데버 콘텐트의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공급망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예능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에 힘을 싣는 티빙은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과 대만 등에 진출한다. CJ ENM의 예능 콘텐츠는 케이팝과의 시너지 효과도 큰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티빙의 드라마도 지난해 ‘술꾼도시여자들’과 ‘유미의 세포들’ 등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무대 경쟁력이 증명되고 있다. 올해 티빙은 ‘괴이’, ‘돼지의 왕’, ‘방과 후 전쟁활동’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글로벌 제작·배급 기반을 확보한 만큼 할리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기대되고 있다.

CJ ENM은 영화 ‘터미네이터’, ‘미션임파서블’ 등을 제작한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호텔 델루나’와 같이 IP를 기반으로 다수의 미국판 드라마를 공동 기획개발 중이다.

또 미국 유력 방송사 HBO에서 방영 예정인 TV판 ‘기생충’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6월과 10월에는 각각 일본의 지상파 방송사인 TBS그룹, 일본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인 ‘토에이 애니메이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IP를 신규 발굴 및 기획, 제작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