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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우크라 침공', 美 "강력 제재"-EU "수위 보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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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러시아 '우크라 침공', 美 "강력 제재"-EU "수위 보고 결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과 서방의 제재가 현실화 될 경우 세계 경제가 충격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과 서방의 제재가 현실화 될 경우 세계 경제가 충격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미국, EU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가동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침공과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코로나와 공급망,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긴축으로 흔들리는 세계 경제가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 천명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침략은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시 즉각, 단기, 중장기적으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면 이는 새로운 침공이며 미국과 동맹국들로부터 신속하고 엄중한 연합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랜 경험을 통해 러시아인들이 사이버 공격과 준군사적 전술 등을 통해 실제 군사적 조치는 아니지만 광범위한 공격성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재래식 군사력이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침해해 우크라이나의 토지를 무력으로 획득한다면 침략”이며 “영토의 일부든 상당 부분을 획득하든, 침략이다.”로 규정했다.

미국은 현재 침공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억제와 잠재적 처벌의 마지막 조치들을 유럽 동맹국들과 필사적으로 조율 중에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부지에 병력과 무기를 새로 배치하는 등 공격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은 사실상 침략 전조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제재만으로는 러시아를 제어하기가 역부족이라고 인식하고 억제력을 높이기 위해 EU를 끌어들이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 사이에는 대응의 세부사항에 여전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천연가스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유럽은 다르다. 바른 인접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하고 추운 겨울에 천연가스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큰 혼란이 발생한다.

따라서 미국이 가하려는 제재의 전선에 유럽이 단일 대오를 형성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은 제재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유럽의 동참을 잘 이끌어 내야하는 문제가 있다.

이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연합 국가들이 미국과 나토가 주도하는 외교적 노력을 지지하기보다는 러시아와 '자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단일 대오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마크롱은 EU가 미국과 공동전선을 펼치더라도 유럽인들은 러시아에 "향후 몇 주 동안 모스크바와 긴장 완화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중재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마크롱 입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나토 회원국들 간의 입장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모스크바는 이러한 입장 차이를 이용하려 든다. 서방의 위협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EU와 미국 연합 전선을 깨뜨리려 한다.

◇EU, 러시아가 침공 수위를 보면서 제재 가동 결정 입장


EU는 미국과 영국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가혹한 경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EU는 러시아 제재 수위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일부 회원국은 사이버 전쟁과 같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어떠한 '하이브리드' 공격에도 대응할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입장이 다르다.

지난 주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키예프에 대한 추가 공격에 대해 모스크바를 처벌하겠다는 서약을 둘러싸고 EU에서는 이견을 노출했다. 회원국들은 어떤 규모의 적대 행위에 제재를 가할 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

그러나 EU 국가들은 어떤 수준의 공격에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사이버 무기 배치나 대응을 촉발하는 준군사적 조치에는 제재를 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주 프랑스가 주최한 비공식 회담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어느 정도 수위를 침략이라고 봐야할 지에 대해 참여국 사이에 매우 극명한 차이가 있었고 전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참여자들은 "러시아 공격에 대응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견일치를 보였지만 러시아 공격을 무엇으로 규정해야 할지에 대해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U 전역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당국자들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수십 개의 정부 웹사이트를 파괴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공식적으로 모스크바에 기인하지는 않았지만 키예프는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시작된 증거라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군사공격의 이전과 도중에 사이버전을 이용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EU의 잠재적 제재 리스트는 EU위원회가 작성 중인데, 미국과의 전례 없는 입장 차이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에는 27개 회원국들의 승인이 필요하다.

일부 회원국들, 특히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부와 북부의 정부들은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더 큰 나라들의 제재에 대한 명확한 촉발제가 없다면 러시아 정부가 침공 수위를 단계별로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러시아는 이미 대리 전투기 사용이나 우크라이나 내부의 의도적인 파괴 행위등과 같은 전면 침공이 아닌 공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단계별 침략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빅토리아 눌랜드 미 국무부 차관은 지난주 F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이버 공격은 러시아 시나리오의 일부"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매우 날카로운 고통을 가할 준비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입장은 단호하다. 푸틴이 성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자유주의 동맹이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유럽의 안보와 안정도 위협받고 러시아 팽창주의의 부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현 상황을 규정한다.

나토 증원 중단을 약속하거나 동부에서 병력을 철수시키는 것은 푸틴을 억제하지 못한다. 우크라이나의 전폭적인 지원만이 푸틴의 도발 기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나토와 함께 키예프 방어에 필요한 모든 무기와 능력을 공급하려 한다.

국내에서 인기를 잃고 있는 바이든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유럽과의 자유주의 동맹 단일보조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 위협에 빠질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