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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씩 사라지는 자동차 실내 속 '시계'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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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씩 사라지는 자동차 실내 속 '시계' 그 이유는?

제네시스 G90, 벤츠 S클래스, EQS 등 시계 사라져
차량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큰 화면 필요
디스플레이 확대로 이제 아날로그 시계 필요성 사라져

아날로그 시계가 탑재된 제네시스 G90 3세대 모델과 4세대 G90 실내. 사진=제네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아날로그 시계가 탑재된 제네시스 G90 3세대 모델과 4세대 G90 실내. 사진=제네시스
과거 자동차와 시계는 각별한 사이였다. 이 둘은 비슷한 과정을 통해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다양한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차량의 성격이 바뀜에 따라 시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 S클래스와 제네시스 G90은 각각 7세대와 4세대로 완전변경 되면서 실내에 탑재되었던 아날로그 시계를 삭제했다.
이는 자율주행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운전자를 위한 차량이 아닌 거주 공간을 위한 차량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후방카메라, 멀티미디어 등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짐에 따라 내 탑재되는 디스플레이의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것도 한몫했다.

S클래스· G90, 풀체인지로 바뀌면서 시계 삭제


아날로그 시계를 삭제한 브랜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다.

양사는 플래그십 세단 S 클래스와 G90을 풀체인지 하면서 기존 '센터페시아'에 있었던 아날로그 시계를 과감히 삭제했다.

센터페시아는 대시보드 중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 부분을 말한다.

먼저 벤츠는 S클래스 5·6세대 모델에 스위스 손목시계 제조회사인 IWC 제품을 탑재했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7세대로 풀체인지 되면서 아날로그 시계가 사라지고, 12.8인치의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제네시스 G90도 마찬가지다.

과거 G90의 전신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에쿠스와 EQ900, 그리고 풀체인지 전 G90에 이르기까지 실내에는 모두 아날로그 시계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제네시스가 공식 출시한 G90의 실내를 살펴보면 시계는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이러한 변화에도 아직 아날로그 시계를 고수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다. 세단 모델인 ES, LS,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에도 아날로그 시계가 탑재되어 있다.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은 벤츠 7세대 S클래스 실내 모습. 사진=벤츠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은 벤츠 7세대 S클래스 실내 모습. 사진=벤츠코리아


일상화된 터치와 자율주행


고급 자동차에서 아날로그 시계가 사라지는 것은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화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과 자율주행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운송수단으로서의 차량이 거주 공간으로서의 개념으로 바뀌는 것이 주효했다.

먼저 실내 디자인에서 디스플레이(화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과거에는 내비게이션, 라디오 등 그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수단들이 적어 작은 화면에서도 구현이 가능했다.

하지만 차량 정보, 다양한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이를 담기 위해 화면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기존 차량의 센터페시아를 보면 물리 버튼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물리 버튼은 사라지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의 앞 좌석에는 무려 47인치의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16.8인치 커브드 디지털 클러스터 및 센터페시아와 조수석의 듀얼 10.9인치 디스플레이와 함께 8.4인치 공조 디스플레이를 모두 합하면 47인치가 된다.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는 3개 패널을 하나로 이어 붙인 멀티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

또한, 자율주행이 발전함에 따라 차량의 성격도 바뀌고 있다. 이제 차량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거주 공간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 점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대차와 폭스바겐이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세븐'과 'ID. 라이프'의 실내다.

먼저 세븐의 실내는 거주성을 향상시켜 탑승객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180도 회전을 비롯해 앞뒤 이동이 가능한 2개의 스위블링 라운지 체어와 1개의 라운지 벤치 시트는 운전 모드, 자율주행 모드 등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시트 배열을 가능하게 해 실용성을 높였다. 27인치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이동식 콘솔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가전제품처럼 디자인돼 집과 같은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ID. 라이프는 뒷좌석에서 다양하고 편안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앞 좌석 등받이를 원하는 방향대로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실내에 게임기와 프로젝터가 탑재되어 있으며, 대시 패널에서 확장되는 프로젝션 스크린은 실제 스크린 역할을 해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