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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이징 동계올림픽 파트너 15개 중 13개 기업, 평창과는 정반대 행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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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베이징 동계올림픽 파트너 15개 중 13개 기업, 평창과는 정반대 행보 왜?

코카콜라·비자 등 미국 후원 기업들, 미·중 간 갈등으로 올림픽 특별 광고 취소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 후원 기업 15개사 중 13개 기업이 평창 올림픽 당시와는 정반대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홍보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올림픽 공식 후원 기업 15개사 중 13개 기업이 평창 올림픽 당시와는 정반대로 중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홍보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악시오스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코카콜라, 비자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와는 정반대로 한껏 몸을 낮추고 있다. 미국 후원 기업들이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D-100일’ 등으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인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아예 홍보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림픽 공식 후원 기업을 뜻하는 ‘파트너’는 총 14개이다. 이 중 코카콜라·비자·에어비앤비·프록터앤드갬블(P&G)·인텔 등 5개 사가 미국 기업이다. 이외에도 한국의 삼성, 일본의 도요타·파나소닉·브리지스톤, 중국의 알리바바, 글로벌 기업인 아토스·오메가·알리안츠 등 파트너사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올림픽 후원사로 나서는 이유는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더할 나위 없는 홍보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베이징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미국에서 아예 베이징 올림픽 홍보 마케팅을 시작하지도 않고 있고,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도 홍보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는 지난달에 중국 신장자치구 내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정부 대표단을 베이징 올림픽에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결행했다. 미국의 뒤를 이어 뉴질랜드,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했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외교적 보이콧에 불참하기로 했다.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후원 기업은 중국의 집단 학살을 외면하면서 돈밖에 모른다는 비판에 직면해 극도로 몸을 낮춘 채 눈치만 보고 있다.

미국 후원 기업들은 4년 전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미국에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올림픽 개막 100일 전부터 ‘편견보다 사랑’을 주제로 한 텔레비전 이미지 광고를 내보냈다. 코카콜라도 D-100일 홍보전략에 따라 자사가 후원하는 선수들을 모델로 내세워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P&G와 코카콜라는 아직 베이징을 올림픽을 앞두고 아직 미국에서 특별 광고를 내보낼 계획이 없다고 WSJ이 전했다. 코카콜라는 올해 중국에서만 올림픽 특별 광고를 하고 있다.

올림픽 공식 시계인 오메가를 생산하는 스위스의 오메가 SA는 미국 기업과는 달리 스포츠와 정치 이슈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베이징 올림픽과 기존 올림픽이 다르지 않다는 태도를 보인다. 오메가와 중국의 알리바바를 제외한 13개 글로벌 공식 후원 기업은 비교적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WSJ에 따르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당시에 이들 후원 기업으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을 받았다. IOC는 인권 고양을 지지하지만, 올림픽 주최국의 정치 구조, 사회 환경, 인권 기준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를 피력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IOC는 “우리가 모든 글로벌 정치 이슈에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부 하원의원들IOC가 중국의 인권 침해를 방조한다는 이유로 연방 세금 면제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냈다.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제니퍼 웩스턴(민주당) 의원은 IOC는 위구르족 학살과 다른 끔찍한 인권 침해를 은폐하려는 중국의 편에 서서 인권 문제보다 돈벌이를 우선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의 후원금이 IOC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IOC는 미국에서 2018년도 세금 신고 때 20억 달러(2조 3,800억 원)가 넘는 수입을 신고했다. NBC 방송은 2032년까지 올림픽 중계권료로 77억 5,000만 달러(9조 2,300억 원)를 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 세계 200여 개 인권 관련 단체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후원이나 경기 중계방송을 취소하라는 서한을 보내고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며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후원 기업들은 세계 2위의 거대 시장인 중국의 정부를 비판하거나 후원을 철회하기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올림픽 후원사인 미국의 반도체 기업은 인텔은 지난달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자사 협력업체들에 신장산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 인텔은 중국 관영매체네티즌들집중 공격을 받고 결국 사과한 뒤 이 방침을 철회했다. 인텔의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6%에 이른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