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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구 각국 '中 배터리' 따라잡자…동맹·혁신·투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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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서구 각국 '中 배터리' 따라잡자…동맹·혁신·투자 박차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이 지분 60%를 보유한 푸화컴퍼니 중국 퉁상시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이 지분 60%를 보유한 푸화컴퍼니 중국 퉁상시 공장.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시장에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엿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원료 확보, 기술 혁신, 공장 증설, 새로운 배터리 표준을 만들기 위한 경쟁 등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화석 연료에서 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은 배터리 전력에 대한 의존을 높일 것이며 이는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파괴적이고 진화적인 플레이어, 기업 투자 및 파트너십의 증가, 올바른 플레이어를 지원하려는 기관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배터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깨달은 각 나라 정부들도 경쟁 및 협력하며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서구 국가들은 배터리가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지배하고 있는 종속적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 생산 강화, 배터리 생산기업 자국 유치 등 다양한 해법을 구사하고 있다.

배터리 생태계와 친환경 도전


세계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미래로 변화함에 따라 배터리 산업은 기업과 투자자에게 필수 분야가 되고 있다. 이제 배터리는 산업 생태계 변화를 위한 3가지 기본 축인 지속 가능한 자본, 성공 기술 및 확장 기능성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으며, 모두 활성화되고 촉진되고 있다.

배터리 관련 시장은 EV가 주도하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사용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생산량에 비례해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배터리 수요는 2030년까지 1800GWh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터리 팩 비용은 2010년 1100달러/kWh에서 2030년 60달러/kWh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원가절감과 수요의 선순환은 EV를 넘어 산업용 모빌리티, 에너지저장장치, 드론, 비행차량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배터리 기술, 제조 및 생태계의 규모 확대에는 시간이 걸린다. 서구가 바로 아시아를 따라잡기 힘든 이유다.

특정 지역 생태계의 부상과 서구의 대안 모색


아시아, 특히 중국은 현재 배터리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중국은 '원료에서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독보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기존 제조 인력과 기반에서 배터리 산업에 필요한 인력과 제조시설을 활용했다. 배터리 실무 경험을 갖춘 훈련된 인재도 오랜 기간 육성했다.

또한 원료 확보-제조-판매-재활용에 이르는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서 관련 기업과 파트너 관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 세월의 산물이다. 유럽과 미국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시작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아시아와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 탈피를 위해서다.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배터리 생산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특히 산업 기반에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에서 자립 역량을 갖추기 위해 움직이는 유럽과 미국 대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유럽은 중앙정부 자금 지원으로 자동차, 과학, 에너지, 화학 분야 선두 주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벤처 기반 금융과 강력한 생태계를 갖춘 파괴적인 신생 기업을 활용한다. 미국과 유럽은 우선 자원을 확보하려고 한다. 재활용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이 성공하려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 미국 및 아시아 기업들과 활발한 동맹도 구축 중이다.

웨이모의 자율운전 실험차량.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웨이모의 자율운전 실험차량. 사진=로이터

배터리는 한 기업이 전 공정을 장악할 수 없다. 공급망 통합이 중요하고 이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르웨이 배터리 기업인 모로우(Morrow)는 포스코, 할도르 탑소(Haldor Topsoe), 엘켐(Elkem, 중요 배터리 부품), 레시텍(ReSiTec), 에코 스토어(ECO STOR, 수명 종료 재활용)를 비롯해 여러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신흥 노르웨이 배터리 제조업체 프레이어(FREYR)는 미국 스타트업 24M에서 배터리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EV 피스커(Fisker)는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마그나 및 대만 전자‧배터리 회사 폭스콘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최대 주주가 폭스바겐인 스웨덴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volt)가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 갈프(Galp)와 손잡고 유럽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배터리 산업 참여 기업들의 혁신 노력


향후 예상되는 배터리 수요를 충족하려면 배터리 생태계 전반에 걸쳐 효과적 확장이 필요하다. 기술을 갖는 것은 첫 과정일 뿐이고 EV에 장착하는 것은 엄격하고 긴 엔지니어링 과정이다.

공급망 참여 기업들은 광범위한 재료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용도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생성할 수 있어야 한다. 배터리를 비용 효율적이고 빠르고 지속 가능하며 대량 제공해야 시장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리튬 이온 액체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기술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재활용


생태계는 수명 종료 재활용을 포함하여 전체 배터리 수명 주기에 걸쳐 있다. 재활용은 환경과 직결된다. EU는 보다 엄격한 재활용 규정을 요구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까지 65%를 재활용하고 2030년까지 리튬의 경우 70%, 니켈, 코발트 및 구리의 경우 95%의 재료 회수율을 달성할 예정이다. 이는 핵심 원자재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배터리 자원은 대부분 재활용할 수 있다

파편화된 기술, 새로운 미래로 나가는 길목


배터리 기술은 음극, 양극, 코팅 공정, 분리막 및 전해질 등 본질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며 모두 최적화해야 완성품이 제 기능을 하게 된다. 배터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합의는 없다. 다만 새로운 혁신에는 우선 전고체 배터리가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려는 것이다. 전고체는 이제 막 탄생했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한다.

다음은 최적의 에너지 밀도를 생산하면서 희소한 니켈, 코발트 및 리튬 사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왜냐하면 원자재의 가용성과 비용 부담 때문이다. 리튬 이온 원료의 90%가 현재 중국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미래에는 니켈, 코발트 및 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출품된 전기픽업트럭 R1T. 사진=로이터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출품된 전기픽업트럭 R1T. 사진=로이터

고가의 니켈 또는 코발트 음극의 충분한 매장량을 가져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망간 또는 리튬 철 인산염(LFP)으로 교체할 수 있다.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코발트가 없는 음극 등 기존 기술에서 새로운 기술로 넘어가야 한다. 또한, EV 차량 용도나 크기에 따라 배터리도 다양화해야 한다. 비행 자동차 같은 고성능이나 대형 차량은 높은 니켈 음극을 필요로 하는 반면 저가 EV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니켈이 없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배터리의 양극, 음극, 전해질은 서로 영향을 준다.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려면 주의 깊게 조정하고 균형 잡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하나의 구성 요소의 재료를 교체하려면 다른 부품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검토해야 한다.

이 분야는 서구가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 연구 개발에서 경쟁력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 혁신 기업들의 생태계는 서구의 강점이다.

◇ 투자자금 확보


배터리 기술에는 수억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가팩토리 설치에 GWh 용량당 5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 사이의 비용이 든다. 이 금액은 일반적인 자금 조달 메커니즘의 범위를 벗어난다.

기후 변화 대응 때문에 글로벌 국부펀드 등 천문학적 자금들이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혁신적인 녹색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자금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녹색채권 발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기업의 개발 자금 지원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이 주로 정부 지원으로 배터리 산업을 육성했다면 서구는 투자자금을 조성해 관련 산업을 키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셀(Shell)은 최근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업에 투자하려고 14억 달러의 기금을 발표했다.

새로운 자금의 가장 큰 출처는 파괴적인 젊은 기업에 빠른 주식 시장 상장을 제공하는 특수 목적 인수 회사(SPAC)이다.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로고. 사진=로이터

SPAC 활동은 주로 에너지 및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 부문을 위해 2020-2021년에 1000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물론 SPAC는 완벽한 자금원이 아니다. 향후 몇 년 안에 사정이 바뀔 수가 있다. 다른 벤처 캐피탈과 마찬가지로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며 투자는 멈출 것이다.

상호 협력을 통해 투자 자금을 모금할 수 있다. 폭스바겐과 퀀텀스퀘이프의 사례다. 많은 배터리 기술 스타트업이 자동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투자를 하고 있다.

배터리는 EV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및 항공과 같은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 미래를 만드는 핵심이다. 혁신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능 확장, 비용 절감 및 애플리케이션 요구 사항 충족은 중요한 동인이다.

미국과 유럽은 아시아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만 프로세스는 단순히 복제할 수 없다. 배터리 산업은 한 세대의 도전이며 지속 가능한 성공을 보장하려면 전체 산업이 협력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