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같은 빅 테크가 기업사냥에 발 벗고 나선 이유 중의 하나가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9월 30일 기준으로 1306억 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블리자드를 현금을 주고 산 뒤에도 600억 달러의 현금이 MS의 금고에 남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애플은 1905억 달러의 현금을 쌓아 놓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1420억 달러의 현금이 있다. 아마존은 790억 달러,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581억 달러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다.
빅 테크 기업은 이 현금을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기업 인수 합병에 쓰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의회가 독과점 금지를 내세워 빅 테크의 기업사냥을 본격적으로 차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빅 테크는 바이든 정부의 규제 조처가 시행되거나 의회의 독점 규제 강화 입법이 이뤄지기 전에 서둘러 기업 인수 합병을 추진하려 한다. 웰스파고 투자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풍부한 현금을 가진 기업들이 더 적대적인 규제 환경이 조성되기 전에 기업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의 뉴욕 증시가 내림세를 보이는 것도 빅 테크 기업의 인수합병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특정 기업을 인수하면 비용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애플은 장중 한때 시가 총액 3조 달러 고지에 오른 최초의 기업이다. 애플은 지난 분기 순익을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 방식으로 돌려줄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주주 배당금 분배를 한다.
다우존스 인다이스에 따르면 애플, 알파벳, 메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에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 수익률이 올라 주주들이 환영한다. 최근 기술주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는 것도 빅테크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아마존은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고 있다.
빅 테크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난해에 크고 작은 기업 인수 합병을 추진했다. 오라클은 지난달에 283억 달러의 인수금으로 의료기록 시스템 전문업체 세르너(Cerner)를 인수했다.
글로벌 자본시장 데이터 및 분석 자료 제공업체인 딜로직(Dealogi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지난해 기업 인수 건은 지난 10년 사이에 가장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포함해 56건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29건, 알파벳은 22건으로 집계됐다. 기업 인수 건수뿐 아니라 이에 투입한 금액도 10년 내 최고 기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57억 달러(약 31조 원), 알파벳은 220억 달러(약 26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기업 인수에 157억 달러(약 19조 원)를 쓴 아마존은 2017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
넷플릭스는 전통적인 미디어 시장을 잠식하는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의 최강자 중 하나이다. 넷플릭스도 지난해부터 비디오 게임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