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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 비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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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 비교하니…

현대엔지니어링 희망공모가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보다 26.6~34.7배 달해…국내 3사 평균 EV/EBITDA 적용시 현대엔지니어링 공모가 현재의 44% 수준으로 낮아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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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IPO(기업공개)를 위해 25~26일 이틀간 수요예측을 실시합니다. 수요예측 결과 최종 공모가격은 오는 28일 확정될 예정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희망공모가는 기업가치 산정 시 높은 EV/EBITDA(기업가치/세금·이자지급전이익) 배수를 적용해 공모가가 부풀러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공모가격 산정시 EV/EBITDA 배수 11.64를 적용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12개 기업 중의 하나인 삼성엔지니어링의 EV/EBITDA 배수가 5.96인데 비해 2배 가까이 높습니다.

EV/EBITDA는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기업가치는 EBITDA에 EV/EBITDA 배수를 곱해 산정되는데 EBITDA가 높거나 EV/EBITDA 배수가 높으면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동대표주관회사인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이 당사의 설계 및 시공 능력, 영업능력, 시장 내 지위, 경영성과 및 재무현황, 회사가 속한 산업의 특성, 시장의 규모, 유사회사의 경영성과 및 주가 수준 등 기타 사용가능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희망공모가액을 산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국내 및 해외 증권시장에 기상장된 비교기업의 2021년 3분기 말 상각전 영업이익(영업이익 및 감가상각비, EBITDA)을 적용해 EV/EBITDA 배수를 산정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의 2021년 3분기 말 EBITDA를 적용해 공모가액을 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산출에는 사업 유사성, 규모 유사성 및 일반사항 등을 고려해 비교기업을 선정하여 공모가액 산출에 적용했고 이 기준에 따라, 12개사(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WORLEY LTD., FLUOR, CTCI CORP, MAIRE TECNIMONT SPA, VINCI, AECOM, WSP GLOBAL INC, JACOBS, WOOD)를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EV/EBITDA 산정은 국내 3개사와 해외 9개사의 EV/EBITDA가 더해져 평균치를 내는 방법입니다.
국내 3개사의 EV/EBITDA는 삼성엔지니어링이 5.96, GS건설이 6.00, 대우건설이 3.34로 낮은 수치이나 해외 기업들의 높은 EV/EBITDA로 현대엔지니어링의 EV/EBITDA 배수가 11.64로 높게 적용됐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국내 3개사의 EV/EBITDA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EV/EBITDA 배수가 평균치인 5.1배로 적용돼 기업가치가 현재의 44% 수준으로 내려갑니다. 국내 3개사 EV/EBITDA의 평균치를 적용하면 현재의 공모가가 44%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해외 기업의 경우 WSP GLOBAL INC.의 EV/EBITDA가 22.74배, JACOBS의 EV/EBITDA는 21.58배에 달하는 등 해외 기업들의 높은 EV/EBITDA가 현대엔지니어링의 EV/EBITDA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플랜트(화공, 전력)의 경우 매년 국토교통부에서 공시되는 시공능력평가 기준의 시장점유율을 기재했으며 2020년을 기준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시장점유율이 17.21%, 현대엔지니어링이 8.44%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투자설명서에서 선정된 비교기업이 당사와 사업의 연관성이 존재하고 매출 구성 측면에서 비교 가능성이 일정 수준 존재해도 상대가치 평가방법의 특성상 적합한 비교기업 선정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완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업규모의 차이 및 부문별 매출 비중의 상이성, 선정 기준의 임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최종 선정된 기업들이 반드시 적합한 비교기업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으며 비교기업 선정의 부적합성이 있을 수 있으니 투자 시 유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수요예측에서의 희망 공모가는 주당 5만7900~7만5700원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액면가는 주당 500원으로 희망 공모가 5만7900~7만5700원을 5000원으로 환산하면 주당 57만9000~75만7000원에 달합니다.

액면가가 5000원인 삼성엔지니어링의 25일의 종가는 2만1800원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희망공모가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에 비해 26.6~34.7배에 달하는 가격입니다.

증권가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 모델이 국내 다른 건설업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주관사와 회사측이 IPO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해외 업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점을 투자 판단 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도 이같은 연유입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