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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GM ‘볼트 EV·EUV’ 단종설 나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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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GM ‘볼트 EV·EUV’ 단종설 나오는 이유



쉐보레 볼트 EV.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볼트 EV. 사진=GM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2017년부터 시판해온 쉐보레 브랜드의 전기차 ‘볼트 EV'와 '볼트 EUV’가 사전예약된 2022년형 모델이 마지막으로 생산된 뒤 단종될 것이라는 소문이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처음 출시된 후 지난해 중반까지 세계적으로 14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달군 베스트셀러에 속하는 이 두 차종 덕에 GM은 지난해 신차 판매 기준 미국 2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GM이 이 제품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5일(현지시간) 시넷 등 외신에 따르면 볼트 EV·EUV 단종설이 나오는 배경에는 납득할만한 사정이 몇가지 있다는 분석이다.

◇GM의 전기차 8조 투자 발표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타운십의 GM 공장에서 쉐보레 볼트 EV가 조립되고 있는 모습.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미시간주 오리온타운십의 GM 공장에서 쉐보레 볼트 EV가 조립되고 있는 모습. 사진=GM


볼트 EV·EUV의 단종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첫 번째 근거는 GM이 전기차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GM의 본거지에 속하는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4개의 생산시설에 총 70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25일 발표한 사실이다.

이 신규투자 계획이 볼트 EV·EUV의 단종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는 투자 대상이 된 미시간주 소재 4개 공장 가운데 오리온타운십에 있는 조립공장이 볼트 EV와 볼트 EUV를 그동안 생산해온 공장이기 때문이다.

GM은 앞으로 오리온타운십 공장은 GM의 인기 픽업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의 전기차 버전을 비롯한 전기 픽업트럭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오리온타운십 공장을 확대하고 재편하는 과정에서도 볼트 EV·EUV는 계속 생산될 것”이라면서도 “공장을 확충하는 공사가 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GM이 단종에 관한 언급을 한 적은 없지만 이 공장의 재정비가 GM의 목표대로 2024년께 완료된 후에도 볼트 EV·EUV가 계속 생산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시넷은 “볼트 EV·EUV는 GM이 두 번째로 도입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BEV2’를 기반으로 생산돼왔지만 기술적으로 노후한 플랫폼에 속하는데다 GM이 향후 선보일 전기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개발한 최신형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생산할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볼트 EV·EUV의 종말이 가까워진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대규모 리콜 사태의 여파


볼트 EV·EUV가 퇴조할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또다른 이유는 무려 14만여대에 달하는 볼트 EV를 대상으로 배터리 결함 문제로 잇따라 대규모 리콜 실시한데 이어 올초까지 생산을 중단한 것을 계기로 제품의 신뢰도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넷은 “배터리를 공급한 LG화학이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리콜 비용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기로 했지만 볼트 EV와 볼트 EUV에 대한 평판은 바닥으로 이미 추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GM은 리콜과 관련한 배터리 모듈 교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리온타운십 조립공장의 볼트 EV·EUV 생산라인 가동을 이달까지 중단한다고 지난달 12월 밝혔으나 이어 추가 발표를 통해 가동 중단 시점을 다음달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쉐보레 이쿼녹스 EV의 등장


쉐보레 이쿼녹스 EV.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이쿼녹스 EV. 사진=GM


GM이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쉐보레 브랜드의 중형 SUV 전기차 ‘이쿼녹스 EV’도 볼트 EV·EUV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고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쿼녹스 EV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해 만든 얼티엄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로 파격적인 디자인과 기능 측면에 볼트 전기차를 능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에 따르면 이쿼녹스 EV는 내년 상반기 중 북미시장에 출시될 예정으로 판매 가격은 3만달러(약 3600만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볼트 EV보다 저렴한 수준이어서 전기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