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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반도체 지원 담은 '미국경쟁법안' 발의…내달 말 이전 처리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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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반도체 지원 담은 '미국경쟁법안' 발의…내달 말 이전 처리키로

총 2000억 달러 규모 중 반도체 지원에 520억 달러 할당…상원은 지난해 6월 통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지원법안을 3월 1일 이전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지원법안을 3월 1일 이전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미국 하원은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한 ‘반도체 지원법안’의 하원 대응 법안인 ‘미국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을 2월 말 이전에 처리하기로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원이 마련한 법안을 공개한 뒤 하원이 3월 1일 이전에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 안이 통과되면 상원 안과 절충 과정을 거쳐 다시 표결 처리한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법안을 통해 미국 국내에서 반도체 생산을 증대하고,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며 미국이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 능력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 법안은 반도체와 5G, 인공지능(AI), 양자 과학 등 분야에 총 2,500억 달러(298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은 지원 규모를 2,000억 달러(약 240조 원)로 줄이되 반도체 기술 연구 지원비를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원 법안에는 또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450억 달러를 지원해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등 핵심 제품의 생산 차질을 차단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는 곧 미국 국내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정부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연구에 520억 달러(약 62조 원)의 보조금을 는 반도체 지원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하원의 반도체 지원법안 제출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슈머 대표는 상원과 하원 법안의 차이점을 좁힐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는 전날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올해 말까지 계속되고,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과 가전업계를 비롯한 미국의 산업계가 이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를 생산하거나 구매하는 150개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미국이 현재 ‘놀랄만한’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상무부 조사 대상 기업에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포함됐다.

상무부는 지난해 반도체 칩 평균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17% 더 많았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 40일 치에서 지난해에는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핵심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의 재고량은 이보다 훨씬 더 적다고 상무부가 밝혔다.

인텔은 지난 21일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1,000에이커 부지에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이 시설을 올해 말 착공오는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 측은 해당 용지가 총 8개의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향후 10년 동안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2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인텔은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2025년부터 적용할 1.8나노 공정을 위해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인텔은 이번 200억 달러 규모의 공장 설립으로 파운드리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정부의 국내외 기업의 자국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세금 감면·반도체 투자 보조금 혜택 등 총 4조8,000억 원 지원을 약속받고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새로운 칩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대만의 TSMC 역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약속받고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칩 공장 건설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2.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2위인 삼성전자 17.3%로 뒤를 쫓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