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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게이츠 이은 ‘2021년 최고 기부왕’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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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게이츠 이은 ‘2021년 최고 기부왕’ 급부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빌 게이츠 및 멀린다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에 이어 지난해 가장 많이 자선 기부한 억만장자로 급부상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록적인 기부금을 쾌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단숨에 2021년 미국 최다 기부자 명단에서 2위로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과 설전 뒤 쾌척


지난해 세계 최고 부호로 등극한 바 있는 머스크 CEO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자료에서 지난해 11월 19일부터 29일까지 테슬라 주식 504만여주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 당시 테슬라 종가를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머스크의 기부금은 57억4000만달러(약 6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말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세계 빈곤 문제에 억만장자들이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60억달러 정도를 기부해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한데 대해 “WFP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밝힌다면 당장 테슬라 주식을 팔아 지원하겠다”고 자신이 공언한 것을 실행에 옮긴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자선활동 전문매체 크로니클오브필랜스로피가 집계해 발표하는 미국 최다 기부자 명단을 기준으로 하면 머스크는 빌 게이츠 및 멀린다 게이츠에 이어 지난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부자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크로니클오브필랜스로피는 지난 8일 기사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기부금을 낸 것으로 확인된 부호 50명의 명단을 소개하면서 빌 게이츠 및 멀린다 게이츠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이사가 총 150억달러(약 18조원)의 기부금을 재단에 쾌척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크로니클오브필랜스로피가 당시 지난해 기부왕 50명을 집계했을 때는 머스크 CEO의 기부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머스크는 명단 자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당초 17억달러(약 2조원)를 기부한 것으로 집계돼 게이츠 커플에 이어 2위에 올랐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여유 있게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하게 됐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민영통신사 블룸버그통신을 창업한 유명 부호다.

블룸버그 전 시장 다음으로는 미국 헤지펀드업계의 거물로도 유명한 억만장자 빌 애크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순이었다.

◇통큰 기부에도 머스크 최대 주주 위상 변화 없어


머스크가 통큰 기부로 단숨에 미국 2위 기부왕에 오른 것도 화제지만 이처럼 큰 기부를 한 뒤에도 그의 재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목을 끌고 있다.

세금 전문가인 미국 정책연구소(IPS)의 밥 로드 연구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주식을 기부하는데 사용하는 행위는 자본이득세 부과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머스크는 이번 기부로 상당한 규모의 기부금 공제 혜택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주식 등을 팔아 남긴 시세 차익에 대해서 최대 20%의 자본이득세를 내도록 돼 있다.

로드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머스크의 기부금 가운데 40~50% 정도에 대해 공제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NBC도 “주식으로 기부금을 내고도 현재 머스크 CEO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은 오히려 17%로, 주식 1억7260만주에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가 체결한 스톡옵션의 행사 방법이 독특한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