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의 선견지명은 적중했다. 흑연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 자체 생산에 성공하면서 국내 유일한 흑연계 음극재 회사로 부상했다. 앞서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인조흑연 음극재 회사 시누오 지분 15% 인수 △탄자니아 흑연 광산 보유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 지분 15% 인수(포스코그룹) △중국 흑연 가공회사 청도중석 지분 13% 인수 과정을 밟아오며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구축했다.
천연흑연의 국산화도 본격화했다. 포스코케미칼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저팽창 음극재’는 천연흑연을 원료로 활용한 것으로, 인조흑연과 비교해 제조원가와 탄소배출량이 낮다. 친환경성을 높이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안정성·수명·충전속도 등의 성능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산은 세종시에 건설 중인 생산공장을 통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흑연은 원료에 따라 인조흑연계, 천연흑연계로 분류된다. 두 가지를 혼합해서 음극재를 완성한다. 시장은 생산량과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장악한 상태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 흑연 생산량의 약 62%가 중국에서 나왔다. 이외 국가에서 흑연이 생산될 때도 중국은 중간 단계(정제) 역할을 맡고 있다. 흑연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셈. 여기서 포스코케미칼의 활약은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다.
실제 국내 업계에선 포스코케미칼이 중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흑연 부족 및 탄소중립 선언에 따른 생산량 감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중국 의존도 감축 추세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했다. “원료 승자가 배터리 소재 사업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민경준 포스코캐미칼 사장의 말처럼 리튬에 이은 흑연 공급망 확보는 시장 선점에 상수로 작용될 것이란 해석이 뒤따른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