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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김치산업 발전 위한 김치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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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칼럼] 김치산업 발전 위한 김치 스토리텔링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정하고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하여 노력을 해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두 번째로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한 '김치의 날'을 제정한 바 있고, 이어 뉴욕, 뉴저지, 워싱턴 DC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음식을 이처럼 환대해 주는 일은 너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나라의 여러 문화들과 함께 김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출은 1억5991만3000달러, 수입은 1억4074만2000달러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추월하며 1917만3000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해 오랜만에 김치 종주국의 체면을 살렸다. 이는 중국의 스촨성을 비롯한 여러 곳이 홍수피해로 난리를 치러 재배 작황이 줄어들었고 중국의 식량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수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데다가 중국에서 생산된 김치에 대한 위생문제로 야기된 부정적인 사고가 한 몫을 하였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이런 추세를 얼마큼 잘 이끌어 나가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식품 김치는 최근 식생활 변화와 서구화된 식단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김치 소비량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어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대표 식품으로서 자리를 내놓아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한편,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인정을 받았지만 이런 문화가 퇴색되어 간다면 너무도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외국인들이 김치에 대한 시선을 새롭게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김치의 우수성과 효능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아닌가 싶다. 김치에는 여러 양념들의 우수한 영양성과 더불어 살아 있는 유산균들이 생존하여 이를 섭취하는 경우 장내에서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고 장을 건강하게 유도한다는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김치라고 하면 의당 배추김치를 연상하고 외국인들 또한 그러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김치종류를 보면 수십 가지나 된다. 각 김치마다 독특한 맛과 더불어 외국인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김치 종류들이 있다. 이런 다양한 김치에 대하여도 소개를 하면서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래 전 열무김치를 맛 본 외국인 과학자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냐며 특히나 탄산이 녹아 있는 국물이 너무 맛이 있어 이를 캔 제품으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배추김치에 비하여 매운맛도 약하면서 탄산의 시원한 맛이 콜라보다도 훨씬 낫다는 평이었다. 이런 열무김치의 제조와 관련된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은 인문과학을 연구한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가능하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김치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것 못지않게 해당 김치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거리가 김치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멋진 추억으로 마음 속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이 식품을 개발하면서 강조하는 최근의 키워드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건강에 관련된 효능의 과학적인 근거를 찾아내는 것 못지않게 우리도 수많은 김치에 대한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발굴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정부의 관련 부서는 이를 위한 사업전개와 지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노봉수 서울여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