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달 13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핵보유 9개국(미국·러시아·중국·인도·영국·프랑스·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에 대한 핵전력 현대화를 우려했다. 이들 국가들의 경우 지난 1월 기준 보유 중인 핵탄두 수량이 감소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핵무기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안보위기감이 높아진 유럽 내 국가들이 핵무기 보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독일은 나토의 핵확산금지조약 서명을 거부해 향후 핵보유 가능성 열어놓은 상황이기도 하다.
SIPRI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전 세계 핵탄두는 1만2705개에 달한다. 1만 3080개에 달했던 지난해 대비 핵탄두의 숫자가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언제든지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활성화된 핵탄두는 1년전과 비교해 제자리다. 9440개의 핵탄두가 언제든지 적진에 투하될 준비가 완료된 채로 보관 중인 상황이다.
SIPRI 측은 이를 근거로 핵무기 전술의 변화가 오고 있다고 밝혔다. 한스 크리스텐센 무기 전무가는 SIPRI리포트를 통해 "냉전 이후의 핵 감축이 이제 끝났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중국도 핵 프로그램을 통해 신형 핵무기를 늘려가고 있다. SIPRI는 위성 이미지를 근거로 중국이 현재 300개의 새로운 미사일 발사대를 건설 중이며, 신형 잠수함에도 핵무기 발사대를 탑재한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공개적으로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 과거 영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핵 프로그램에 비공개를 비판해왔다. 하지만 현재 영국은 보유 중인 핵무기 관련 데이터를 보안을 이유로 비공개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지난해 3세대 핵잠수함 신규 개발에 착수했다.
이밖에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핵무기 현대화를 통해 새로운 전술핵무기를 개발 중이다.
문제는 북한이다. SIPRI측은 북한이 지난 1년 간 핵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약 20개의 핵탄두를 이미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향후 20~25개까지 제작할 수 있는 핵무기 관련 재료들도 갖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지난 1년간 핵군춘과 통제가 어느 정도 진전됐음에도 핵무기 사용가능성이 냉전 이후 가능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