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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영업제한①] 일요일은 집에서 쇼핑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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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영업제한①] 일요일은 집에서 쇼핑하는 날?

의무휴업 10년, 전통시장 역성장…온라인 유통공룡 키워
소비자 이용 불편만 초래…정책 실효성 없어 개선 목소리

서울 한 대형마트에 붙은 휴업 안내문.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한 대형마트에 붙은 휴업 안내문. 사진=뉴시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심리는 위치도 가깝고 계절 영향을 덜 받는 쪽으로 가고 싶어합니다. 규제가 시작되고 나서 전통시장상인들은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하하는 방안들로 소비자심리를 당겨오는 행동을 했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가격과 서비스에서도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규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참여토론 이*민씨 주장 발췌)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소상공인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는 의무휴업 폐지를 열렬히 찬성하며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의 존폐를 여부를 공론에 부치면서 찬반 여론이 거세가 부딪히는 모양새다.

현재 여론의 찬반 의견을 듣기 위해 오는 18일까지 진행되는 '대형마트 영업제한 규제 개선' 국민참여토론에서도 이 같은 모습이 역력하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과 '소비자의 권리'다. 의무휴업제도는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으로 정착됐다. 유통법은 당시 대기업과 전통시장을 다윗과 골리앗으로 여기며 탄생했다.

문제는 유통법 개정 당시 대형마트와 소상공인 등의 이해관계자 의견만 수렴했다는 점이다. 이용자인 소비자 의사는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는 10년 동안 소비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규제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상당 시간 불편을 감수해 온 소비자들은 이제 낡은 규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국민참여토론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이미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의무휴업 폐지를 주장하는 여론은 대체로 대형마트 규제가 마트 이용의 불편만 유발할 뿐 소비장소의 분배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행된 이 규제는 전통시장의 역성장을 끊어내지 못했고 온라인 쇼핑 시장을 키우는 역할만 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온라인을 통해 장바구니를 채웠다.

유통공룡을 잡고자 시작한 의무휴업은 또 다른 유통공룡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올 상반기만 12조51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쿠팡이 대표적이다. 유통맏형으로 불리는 롯데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이 2조922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격차다.

각종 규제와 어두운 업황에도 대형마트는 여전히 고물가 시대 방어선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늘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구도로 골목상권 살리기만 집중하면 소비자 권익은 물론 대형마트의 역할까지 흐려진다.

지금도 대형마트는 범정부 차원의 물가 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하며 장바구니 부담 덜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정부가 추석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자 대형마트 등은 이에 발 빠르게 화답해 가격 최종 방어선을 자처했다.

소비자들도 이러한 대형마트를 지지하며 지난달 의무휴업 폐지를 논하는 '국민제안 온라인 투표'에서 57만여개의 좋아요를 보냈다.

대형마트 측은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시점에 유통규제 정책이 대형마트에만 적용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같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