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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증산설→사우디 즉각 부인…춤추는 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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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증산설→사우디 즉각 부인…춤추는 국제유가

유가 6% 급락 후 다시 회복
중국 봉쇄정책에 유가 안정세
러시아 가격상한제 영향 없어

국제유가는 사우디가 증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보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유가는 사우디가 증산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보였다. 사진=로이터
국제 유가는 21일(현지 시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 심화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러한 보도를 부인하자 다시 반등했다.

21일 외신이 사우디와 다른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하루 최대 50만 배럴의 생산량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후 각 벤치마크 유가 가격은 6% 하락했다.
외신은 이날 사우디가 증산을 검토하며 미국과 화해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OPEC의 맹주 격인 사우디는 지난 10월 OPEC 회의에서 시장 예상보다 많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주도하며 바이든 행정부와 크게 대립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 출신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비난해왔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주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이자 총리인 빈 살만 왕세자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가 전환점을 맞았다는 것이 외신의 설명이다.

또 외신은 참가국 대표들이 거론하는 증산 논의의 표면적인 이유는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원유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과 OPEC 주요 회원국인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생산 할당량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 직후 원유 카르텔의 사실상 지도자인 사우디 측은 "원유 증산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바로 부인했다. 사우디가 증산 논의를 강하게 부인하자 원유 가격은 바로 반등해 거의 원래 가격대로 회복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2% 하락한 87.45달러, 두바이유는 0.23% 하락한 86.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중질유는 0.4% 하락한 79.7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미즈호의 에너지 선물 이사인 밥 요거는 강달러, 높은 금리, 유럽과 중국에서의 깊은 경기침체 전망 및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우려 등이 모두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며 지금 원유 증산은 "불장난"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영향으로 안정된 유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어 유가의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4월 이후 최고치에 다다랐고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는 새롭게 2명이 사망한 것이 확인됐으며 복수의 지역에서 학교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됐다.

중국 각 지역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것이 확인되면서 봉쇄 조치가 재도입됐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석유 수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러시아 유가 상한제 도입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도 원유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유가는 OPEC+가 지난 10월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합의했는데도 약 80~9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올해 4분기 국제유가 전망치를 기존 대비 10달러 낮춘 10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분석가들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국제 제재 실행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유가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의 봉쇄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수요가 하루 120만 배럴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의 봉쇄는 OPEC+의 하루 200만 배럴 증산 효과를 가진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가 유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주요 7개국(G7)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등 제재가 실행되기까지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러시아산 원유 수출은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이 줄어들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러 원유 가격 상한제, 국제유가에 영향 없을 듯


G7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다음 달 시행해도 글로벌 원유수급과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경제 전문가와 애널리스트 42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다음 달 5일 제재가 시행돼도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러시아가 유럽 대신 아시아로 수출을 다변화한 것이 이런 분석이 나오게 된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은행 LBBW 소속 원자재 시장 전문가 프랑크 샬렌베르거는 "단기적으로는 제재로 인해 하루 150만∼200만 배럴가량 시장 공급이 줄 수 있지만 러시아 수출업계는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에서 다른 구매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설문에 응한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와 경기침체 조짐이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와 관련한 비관론을 상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