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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셰브론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 재개 공식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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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셰브론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 재개 공식 허가

WSJ, 다른 정유 회사들도 비즈니스 재개 허가 '신호탄'

미국 정유 회사 셰브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정유 회사 셰브론.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미국계 글로벌 정유 회사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하도록 허가했다. 미국 재무부는 2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현 정권이 인권 상황 개선에 협력하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시행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할 수 있도록 허가증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1990년대 하루 320만 배럴 이상을 생산했던 주요 산유국이었으나 투자 부족과 부패, 관리부실 등으로 지난 10년간 원유 산업이 사실상 붕괴했다. 셰브론은 1920년대부터 베네수엘라 국영 정유사 PDVSA와 거래해왔고, 2019년까지 베네수엘라에서 하루 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었다. 그러나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불공정 선거와 인권 탄압을 이유로 행정 명령을 통해 셰브론이 그곳에서 원유 생산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한 지붕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친미 성향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측이 서로 선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했고, 베네수엘라 야권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은 채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옹립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등 60여 개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아닌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간주한다.

마두로 정권과 야권 협상팀이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인도주의 지원안에 합의하고, 2024년 대선과 관련한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과 과이도 측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만나 공정 선거에 합의한 것을 명분 삼아 베네수엘라 정권을 제재하는 차원에서 금지했던 미 정유사 셰브런의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승인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다른 베네수엘라 관련 제재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셰브론의 협력사인 PDVSA가 셰브론의 원유 판매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미국 정부의 정책 전환은 다른 정유 회사들도 베네수엘라에서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대표적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한 조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미 재무부는 최근 미 정유사 셰브론에 베네수엘라 정부와의 원유사업 재개 논의를 허가했고, 이번에 셰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기존 시설을 관리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로 했었다.

미국은 이탈리아 에니와 스페인의 렙솔이 베네수엘라 원유를 유럽 지역에 수송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부분 금수 조처에 따른 원유 부족분을 메울 수 있도록 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셰브론과 인도, 프랑스 등의 정유 회사에 대해서는 그런 거래 허가 승인을 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셰브론에 다시 허가증을 내주기로 한 것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