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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9일차...차·타이어 업계도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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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9일차...차·타이어 업계도 피해 속출

운송 차질 피해 줄이기 위한 로드 탁송 아르바이트 모집
가용 인원 동원, 생산량 줄이는 등 곳곳에서 대처 방안 나와

로드 탁송 모습. 사진=GV70 클럽 카페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로드 탁송 모습. 사진=GV70 클럽 카페 캡처.
화물연대 파업이 9일 차에 접어들며 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운송 차질로 인한 로드 탁송과 재고가 쌓여 생산량을 줄이는 등 자동차와 타이어 업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현재까지 산업계 피해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자동차 산업은 운송 차질로 인해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지난 6월 시행했던 로드 탁송(차량을 운전해 운송하는 방식)이 다시 시작됐다. 이로 인한 문제점도 같이 주목받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받고 있다.
탁송 업무로 인해 피해를 받는 것은 국내와 수입차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있다. 먼저 현대차와 기아는 탁송 차량(카 캐리어)을 구하지 못해 배송센터 지원부터 사무직 직원까지 동원해 차를 옮기고 있다. 또 하루 일당 16만~20만대을 지급하는 로드 탁송 아르바이트를 구해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하루 1000대가 매일 로드 탁송되고 있으며, 동원되는 임시직은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로드 탁송으로 인해 주행거리가 적게는 100km에서 많게는 200km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로드 탁송이 이뤄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처음 차 받는 분들은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탁송기사끼리 레이스 등 차량을 망가뜨리는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고차 사는 느낌이다" 등 불만 섞인 목소리가 가득하다.

현대차 영업점 한 관계자는 "로드 탁송으로 인한 고객들의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고객 입장에서는 탁송료를 지불함에도 불구하고 주행거리가 늘어난 차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전 같았으면 평균 3일 이내에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는데, 지금은 최소 7일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로드 탁송으로 차량을 인도받은 고객에게는 차량 엔진 및 일반부품 계통 보증기간에 주행거리 2000km를 연장 적용해 주고 있다.

로드 탁송 모집 안내문. 사진=GV80 멤버스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로드 탁송 모집 안내문. 사진=GV80 멤버스 캡처


수입차 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BMW와 아우디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추가 운송업체 확보 및 가용 인원을 동원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가용 인원을 최대로 동원하는 등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딜러 직접 배송 등의 방법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한산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0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한산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타이어 업계도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하루 1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대전·금산공장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타이어 입·출고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타격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한국타이어의 하루 타이어 입·출고가 평상시 대비 40%까지 감소했다. 평소 80대의 분량의 컨테이너로 입·출고 해오던 것이 30대로 줄어든 것이다.

경남 양산과 창녕에 공장을 두고 있는 넥센타이어도 하루 8만본 물량에서 4만본 수준을 제때 출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화물연대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파업이 길어지면 생산 물량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생산된 제품의 출하가 막히면서 오는 7일까지 생산량을 조정하기로 했다. 광주공장은 하루 생산량을 3만3000본에서 2만본으로, 곡성공장은 3만2000본에서 2만7000본으로 각각 줄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제품 출하가 막히다 보니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7일 이후 생산 운영은 화물연대 파업 상황에 따라 차후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