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임기 유예된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향후 거취 및 변수는?

공유
0

임기 유예된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향후 거취 및 변수는?

손태승 회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김 사장의 거취도 안갯 속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제공=우리카드이미지 확대보기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 제공=우리카드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수장이 교체된 가운데 아직 향후 거취를 결정짓지 못한 우리카드 김정기 사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김 사장은 우리카드의 연임 룰인 '2+1'과 재임 시절 회사의 견조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 등으로 연임이 우세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손태승 회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김 사장의 거취도 안갯 속에 빠진 형국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8일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과 이사진을 선발하기 위한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 회동 결과 임추위 가동을 협의하고 1월 18일로 일정을 정했다"며 "후보 풀을 정하고 사전 작업을 진행하는 작업이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우리금융 회장을 뽑기 위한 절차가 시작되면서 손 회장도 임추위가 본격 시작되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데다가 금융당국에서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당국은 판매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게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문제다"며 손 회장의 연임 포기를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김 위원장의 의견에 동조하며 "손 회장의 중징계는 여러 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자진 사퇴해 3연임을 포기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연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며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말해 사실상 손 회장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손 회장의 거취가 불명확해지면서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향후 거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김 사장의 연임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김정기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우리카드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점과 처음 연임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연임이 우세했다.

금융권 계열사 사장의 임기는 보통 2년 역임 후 1년 연임이 일반적이다. 실제, 유구현 전 우리카드 사장과 그의 후임인 정원재 전 사장도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우리카드의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연간 순이익은 김 사장의 취임 전인 지난 2020년 말 기준 1185억원에서 2021년 말 1997억원으로 68.48%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었다.

김 사장의 진두 지휘 아래 출시한 신규 카드 브랜드인 '뉴 시리즈'도 흥행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NU(뉴)’ 시리즈의 첫 상품인 ‘뉴 유니크(NU Uniq)’ 카드는 출시 후 2주 간 일평균 발급량 2000좌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밖에도 홀로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해왔던 우리카드의 숙원사업이던 독자 결제망 구축을 본격화한 점,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소재 할부금융사 '바타바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의 주식 지분 82.03%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점 등도 김 사장의 연임을 밝게 점친 요인이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랜 경쟁 구도에 놓인 하나카드와의 경쟁에서도 최근 우위를 점하고 회사의 우수한 실적을 견인한 점에서도 김 사장의 연임은 거의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하지만 손태승 회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최측근인 김 사장의 입지도 불안해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손태승 회장의 최측근 인사고 그 휘하에서 승진을 거듭해온 만큼 손 회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업황 악화 아래 변화를 선택하면서 세대교체 차 카드사 수장을 물갈이한 점 또한 김 사장의 연임에 부담이다. 앞서 신한카드는 진옥동 행장으로 차기 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되먄서 6년간 호실적을 이끈 임영진 사장을 내부출신인 문동권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하나카드 또한 권길주 사장 후임으로 '영업통'이라 불리는 이호성 하나은행 부행장을 선임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