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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한국' 떼고 'GM 한국사업장'으로 표기하는 3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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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한국' 떼고 'GM 한국사업장'으로 표기하는 3가지 이유

복잡한 계열사 구조, 소통 정리 차원
글로벌 GM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

30일 열린 2023 GM 기자간담회의 단체사진. 좌측부터 브라이언 맥머레이 GM 한국연구개발법인 사장, 에이미 마틴 최고재무책임자, 로베르토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 카를로스 미네르트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 채명신 디지털 비즈니스팀 상무, 윤명옥 홍보부문 전무. 사진=GM이미지 확대보기
30일 열린 2023 GM 기자간담회의 단체사진. 좌측부터 브라이언 맥머레이 GM 한국연구개발법인 사장, 에이미 마틴 최고재무책임자, 로베르토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 카를로스 미네르트 영업·서비스 부문 부사장, 채명신 디지털 비즈니스팀 상무, 윤명옥 홍보부문 전무. 사진=GM
한국지엠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는 GM의 정체성이 좀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 한국지엠은 실적 보도자료를 내며 회사명으로 ’한국지엠‘이 아닌 ’GM 한국사업장‘이라고 표기했다. 표면적으로는 대외 소통에 혼선을 막기 위한 차원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국지엠이 ’GM 한국사업장‘으로 표기하는 이유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 한국지엠이 가지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의 모델 라인업 비중이 국산보다는 미국산 수입 제품에 더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생산돼 현지 판매되고 있는 차종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곧 출시를 앞둔 트랙스 뿐이고, 미국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차종은 콜로라도, 타호, 볼트 EV·EUV 등과 캐딜락 브랜드 라인업이 속해 있다. 회사의 정체성 확립 차원이다.

두번째 이유는 GM 미국 본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동화 전략에 따라 글로벌 GM의 이미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GM은 2025년 계획에 따라 국내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한 바 있다. 쉐보레의 볼트 EV·EUV 이외에도 이쿼녹스 EV, 트래버스 EV 등, 그리고 캐딜락의 리릭, GMC에서 허머 EV 등이 국내 출시하게 된다면 각각의 브랜드가 아닌 전동화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모회사 GM의 이미지가 더욱 두드러져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마지막은 실무적으로 내부 소통의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다. GM은 현재 한국사업장에 한국지엠주식회사와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그리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등으로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다소 복잡한 구조로 한국지엠주식회사는 GM 산하 브랜드의 한국 판매를 맡고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사업본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중동 지역에 있는 사업장들을 조율하고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설립됐다.

캐딜락의 위치가 애매해진다. 별도 수입차 법인이 따로 있지만, 관리 체계는 GM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로 연결돼 있다. 지난 2019년 전 김영식 캐딜락코리아 법인 대표가 사임한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서 책임 매니저로 있던 서영득씨가 선임됐는데, 현재 서 대표는 한국지엠 국내영업본부 전무를 역임하고 있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앞으로도 ’한국지엠‘이라는 사명이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GM이라는 브랜드를 강조하며 대내외 소통을 위한 정체성을 확립해 가는 과정을 가지게 된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5.9% 판매 증진을 이뤄냈다. 다만, 내수 실적은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1023대 판매에 그쳤다. 수출 물량의 10%도 안된다. 한국지엠은 부진했지만, GM의 입장에서는 선방한 셈이다.

내수 실적이 저조한 데에는 라인업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라인업이 빈약한 이유는 GM 입장에서 한국시장을 무리하게 공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내수 실적을 기록하는 것보다 GM이라는 글로벌 브랜드로 수출 역량에 집중하고 이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한국지엠 측의 생각이기도 하다.

한국지엠은 올해 새 브랜드·신차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뤄낸다는 목표다. 쉐보레, 캐딜락, GMC 등 산하 브랜드에서 총 6종의 신차를 비롯해 전동화 라인업을 갖춘다. 이중 트랙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미국산 모델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