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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국내 상륙 초읽기...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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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국내 상륙 초읽기...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 일으킬까

금융권, 애플페이 도입으로 간편결제 시장 경쟁 격화 전망속 파급 효과나 미칠 영향 판단 유보

법률적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던 애플페이 도입이 허용되면서 이르면 내달 초부터 국내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법률적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던 애플페이 도입이 허용되면서 이르면 내달 초부터 국내 서비스가 개시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법률적 문제로 계속 도입이 지연된 애플페이가 이르면 내달 초부터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해온 삼성페이와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페이가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또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 해석 등을 고려해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관련 법령 준수와 함께 신용카드사는 애플페이 관련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지 않아야 된다"며 "고객 귀책이 없는 개인정보 도난 및 유출 등으로 야기된 손해에 대한 책임 등 소비자 보호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 독점 계약 포기 애플페이 도입 급물살

그동안 애플페이 출시를 놓고 금융위가 고심했던 주요 쟁점은 ▶고객이 애플페이 결제 시 결제정보가 해외로 유출 될 수 있다는 문제 ▶현대카드의 독점 계약 조건인 NFC 단말기 보급 계획이 '리베이트'에 해당되느냐는 등의 문제였다.

금융위는 애플페이의 결제가 비자, 마스터 등 해외 브랜드사의 결제망을 거쳐서 처리되는데 이점은 현행 법령에 위배되는 것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리베이트 논란을 낳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확대 문제도 현대카드가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급물살을 타게됐다. 앞서 현대카드는 애플과 계약하면서 국내의 NFC 단말기 보급률을 늘리기 위해 단말기 보급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행위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리베이트에 해당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현행 여전법에서는 카드사가 대형 가맹점(여전법상 연매출 3억원 초과 가맹점)에 자사와 거래하도록 보상금(리베이트)을 제공하는 것을 막고 있다.

현대카드가 독점 계약을 포기하고 우선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은 최종 승인됐다. 결과적으로는 국내의 전 카드사가 애플과 애플페이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애플페이 서비스는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애플페이 시장에 지각변동 일으킬까... 향후 미칠 영향과 파급력은
그동안 애플페이 도입을 기다렸던 소비자들은 간편결제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애플 유저들을 중심으로 국내 출시를 대부분 환영한다. 카드업계나 금융권에서는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파급 효과나 미칠 영향에 대해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활성화 여부는 NFC 단말기 보급률과 확대 속도에 달려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삼성페이는 MST방식과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다 갖춘 데 비해 애플페이는 NFC 결제 방식만 지원한다.

작년 기준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은 290만여개다. 하지만 NFC 기반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전국 편의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스타벅스 등 약 10%에 불과하다. 사용처가 대부분 대형 프렌차이즈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NFC 단말기가 구비되지 않은 규모가 작은 상점들의 경우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해온 삼성페이와의 경쟁에서 어떻게 우위를 점할지도 향후 성패를 가르는 주요 과제다.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온라인 결제와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금융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아울러 삼성페이는 도입 당시 기존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시장 확대 속도도 빨랐다.

게다가 삼성페이는 소비자가 가장 편리하게 생각하는 간편결제 기능인 교통카드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애플도 향후 교통카드 사업자와의 계약을 통해 교통결제 기능 추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환경 때문에 애플페이 도입 초기에는 국내 시장에서 자리잡기 쉽지 않을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애플페이가 도입되기도 전인데 NFC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기기를 설치하고 가맹점을 확대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예정이다"며 "그렇기 떄문에 간편결제 시장에서 이미 편리함과 대중성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삼성페이를 단시간에 따라잡기가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애플페이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향후 해결 할 과제다.

하지만 아이폰이 이용자의 충성도가 높고 젊은 세대 사이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파급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한 일차적 관건은 결제 인프라 확충이 될 것이다"며 "금융플랫폼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점을 감안시 자본력과 충성 고객을 보유한 애플은 상당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