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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시 OLED TV 선택한 삼성의 판단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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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시 OLED TV 선택한 삼성의 판단력

10년간 LCD 했기에 TV 시장 1위 가능
시기적절해진 OLED 시장성과 기술력

정진주 산업부 기자
정진주 산업부 기자

삼성전자는 최근 TV 시장 한파 속에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지난해 해외에서 먼저 조용히 공개하며 시동을 걸었고, 올해는 LG전자 텃밭인 국내에서도 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TV 시장에서 QLED 등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주력으로 밀면서 OLED보다 우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OLED TV를 다시 출시함으로써 결국 OLED가 대세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 됐다.

이를 두고 "절대 안 한다더니"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빠른 판단력을 통해 전략을 과감히 수정했다. 이전에도 삼성전자가 OLED 자체를 영원히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시장성, 기술력 등을 고려하면 시장 진출하기에는 이르다는 의미였다.

삼성전자는 2013년에 OLED TV를 처음 선보였다가 2년여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이후 10년간 삼성전자의 선택은 옳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QLED에 주력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 29.7%로 1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인 LG전자는 16.7%로 2위다. LCD TV 시장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OLED보단 LCD에 집중한다는 선택으로 만든 결과다.

다만 OLED TV 부문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LG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55형 OLED TV를 출시한 이후 전세계 OLED 시장에서 계속 1위를 이어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OLED TV 시장 점유율은 LG전자가 59.2%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재진출해 3.1%의 시장 점유율로 출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신시장에서 '늦은' 출발을 한 것이 아니다. 2013년 4000대 수준이었던 OLED TV 시장은 지난해 680만대로 성장해 이제 본격 개화하는 시장이다. 올해 OLED TV 출하량도 전체 TV 시장 중 3.6%에 불과하다. 단순히 10년 늦은 출발이라 보기엔 OLED TV 시장 자체가 비교적 작아서 이제부터 OLED TV에 스퍼트를 올린다면 충분히 경쟁사 추격이 가능하다.

또 삼성전자의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경쟁력도 갖췄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는 청색 소자가 발광원으로 해 기존 OLED 번인현상을 개선하고 더욱 선명한 색상 구현도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OLED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어 삼성 내 OLED TV 위상 역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재용 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방문 등 OLED 패널에 힘을 주는 행보를 보여 회사도 OLED 사업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