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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3차대전" 흑해 전투기-드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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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3차대전" 흑해 전투기-드론 충돌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푸틴 정상회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미지 확대보기
푸틴 러시아 대통령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미국 드론 충돌로 미국-러시아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시리아 정상회담에서 "세계 3차대전" 발언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16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양상에 대해 "세계 3차대전이 이미 벌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현지 관영 언론 타스통신과 푸트니크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 1·2차 세계대전처럼) 다수의 국가가 서로를 상대로 싸우고 있으며 지금 상황과 꼭 맞아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에 뉴욕증시 비트코인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는 다만 "그 형태가 다르다. 현대 무기, 특히 핵무기 때문에 재래식 (1·2차 대전의) 전쟁과 다르다"면서 "최근 전쟁은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 국가들을 대신해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치 군대'를 부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측을 신뢰한다. 러시아는 자체 정책 원칙 안에서 (다른 국가와의) 접촉을 수월하게 해준다"면서 국제적 '중재자'로서 러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국제법을 존중하고,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며, 테러리스트를 거부한다. 시리아의 영토 보전을 존중해주고, 시리아의 주권을 존중한다. 시리아에 불법 주둔하는 군대를 몰아낼 필요성도 인정해준다"고 말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먼저 1차 회담은 각국 고위 당국자들이 동석했고, 오찬을 겸한 2차 회담은 참모 없이 양국 정상만 참석했다. 2차 회담은 3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전에 그동안 러시아가 건네준 지원에 대해 푸틴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 중인데도 러시아의 위치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쟁'이라는 용어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신뢰와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영공에서 미군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한 사건과 관련해 양측 간에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팽팽히 대치 중인 양대 핵강국 간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미 정부 내에선 러시아 최고위층이 위협비행을 승인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군함 출입이 통제된 흑해에서 벌어진 사건이어서 미국이 잔해 회수에 나서기 힘든 만큼 양국 군이 흑해 해상에서 대치하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크림반도 서쪽 흑해 상공에서는 14일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미 공군 MQ-9 무인기에 수호이(SU)-27 두 대가 접근해 30∼40분에 걸쳐 위협비행을 했고, 결국 MQ-9 무인기가 추락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이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이 보여온 공격적이고 위험하며 안전하지 못한 행동 패턴 중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군용기를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운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이러한 공격적 행동은 의도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공군의 MQ-9 '리퍼' 무인기 추락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러시아군 SU-27 전투기와의 물리적 접촉도 의도적이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NBC 방송 인터뷰에서 "(기체 접촉은) 그저 조종사의 무모함과 기술 부족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방일 중인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도 "미국인들은 이번 사건이 매우 '프로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핵심은 모두가 국제 공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러시아도 그렇게 하길 촉구한다"며 미국의 편을 들었다. 미국 ABC 방송은 SU-27이 19차례에 걸쳐 MQ-9에 접근했고, 마지막 3∼4차례에선 항공유를 뿌렸다고 전했다. 마지막에는 뒤에서 급속도로 접근했다가 기체가 부딪혀 MQ-9 후방의 프로펠러를 부러뜨렸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도 러시아 군용기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항공기를 가로막는 사건이 연평균 400건씩 벌어졌지만, 냉전 후 물리적 충돌로 미군기가 추락한 건 이번이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은 SU-27과 미군 무인기 사이에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는 미국 측 발표를 부인하면서 미국에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 국방부는 미군 무인기가 2014년 러시아에 강제병합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인근에서 러시아 국경 방향으로 비행하고 있었다면서 "(러시아 전투기는) 탑재된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무인기와) 직접 접촉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흑해 연안에 설정한 비행제한구역을 "미국이 완전히 무시했다"면서 이번 사건의 책임이 미국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추락 현장에 함대를 급파해 잔해 인양을 시도하고 있다. 추락 지점은 크림반도에서 남서쪽으로 약 70마일(112㎞) 떨어진 공해상으로 우크라이나 즈미이니(뱀) 섬 인근이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 흑해함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작년 튀르키예가 보스포루스 해협의 군사적 이용을 불허한 까닭에 흑해에서 운용 중인 군함이 없는 상황이다.
미 NBC방송은 관련 정보에 밝은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최고위층'이 미군 무인기에 대한 공격적 행위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들은 러시아군 전투기가 미군 무인기에 항공유를 뿌리는 전례 없는 행위를 한 건 항로 이탈을 유발하거나 탑재된 감시장비를 망가뜨리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15일 미-러 국방장관 핫라인을 가동하는 등 이번 사건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위기관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가입 추진에 대해 "러시아는 이들 국가와 어떤 분쟁도 없기 때문에 이들 국가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국가 역시 반(反)러시아 노선을 택할 뜻을 밝힌 적이 없다"며 "그들이 위협하지 않았으니 우리도 그들을 위협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여러 차례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튀르키예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지지할 가능성에 대해선 "튀르키예는 이번 건을 비롯해 나토 내부 문제에 대해 자체 정책이 있다. 튀르키예가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튀르키예는 이번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핀란드의 나토 가입 동의안을 비준할 가능성이 크다.


김재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