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연준, 베이비스텝이냐 동결이냐

공유
0

연준, 베이비스텝이냐 동결이냐

은행發 금융위기 가능성…연준 선택의 시간 임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의 딜레마에 빠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의 딜레마에 빠졌다. 사진=로이터
쉬지 않고 금리를 올려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사태로 딜레마에 빠졌다.

SVB 파산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가운데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 시간)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현재 연 4.50~4.75%) 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시장은 대체로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1일 오전(한국 시간) 기준으로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확률이 73.8%, 금리 동결 확률은 26.2%로 집계했다. 지난 8일에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78.6%였지만, 최근 SVB 사태 등으로 과도한 긴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 가능성은 제로(0)로 낮아졌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VB와 CS 두 은행의 문제가 표면화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확인해 주고 있다"며 "이번 3월 FOMC에서의 금리 결정은 지난해 12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베이비스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금리 인상 종료가 올해 상반기 중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소수 의견이지만 동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연준 전문기자로 유명한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19일(현지 시간) CNBC의 유명 프로그램 '더 익스체인지'에 출연해 "3월 FOMC까지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계속 고조되면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VB 사태로 금리 인상을 멈출 경우, 긴축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고 금리 인상의 명분이었던 물가와의 싸움에서 패배를 선언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전년 동월 대비)로 1월(6.4%)보다 둔화세를 보였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5% 오르면서 전달(0.4%)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고용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일자리는 한 달 전보다 31만1000명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22만5000명)를 훌쩍 뛰어넘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발(發) 불안에 따라 연준이 이전보다는 매파적인 태도가 완화될 여지는 있겠으나 은행 불안에 대한 연준과 정책 당국의 신속한 대응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까지는 실업률 상승과 물가의 가시적인 둔화세가 필요하며 고금리에 따른 신용시장의 잡음도 일단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