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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크라이나의 시간'...바흐무트 바그너 용병 사냥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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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우크라이나의 시간'...바흐무트 바그너 용병 사냥 나선다"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바흐무트 러시아군 전력 소진"

바흐무트 근처의 우크라이나군이 대전차포와 박격포를 발사하고있다. 사진=로이터
바흐무트 근처의 우크라이나군이 대전차포와 박격포를 발사하고있다. 사진=로이터
"이젠 우크라이나군 반격의 시간이 왔다. 엄청난 병력과 장비 손실에도 바흐무트 점령을 포기하지 않았던 바그너 그룹 용병들 사냥에 나서겠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23일(현지 시각) "바흐무트에서 전력이 소진된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이 곧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흐무트는 지난 13개월간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은 물론 준군사 조직 바그너 그룹의 용병들로 넘쳐났다. 최전선에 있는 군인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러시아군은 병력과 장비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흐무트를 점령할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 전선에서 러시아의 주요 전투력은 바그너 용병단이다. 이제 그들은 상당한 힘을 잃고 지치고 있다. 우리는 키이우, 하르키우, 발라클리야, 쿠피안스크 근처에서 했던 것처럼 곧 이 기회를 이용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직후 한 달여간 계속된 러시아의 키이우 공세를 막아냈다. 이후 작년 9월에는 바라클리아와 쿠피안스크 등 동북부 하르키우주를 대부분 수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시르스키 사령관은 당시 우크라이나의 역습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인물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의 계속된 공세에 맞서 방어에 치중하는 한편 서방에서 지원받은 현대식 전차와 장거리 미사일 등을 비축하고 병력 훈련을 진행하며 대규모 역습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의 병력과 자원 소모가 극심해진 시점인 9월과 11월, 우크라이나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과 모아둔 기갑 전력으로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역습에서 대성공을 거둔 것과 같은 양상이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도 "바흐무트 주변에서 러시아 작전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러시아군의 전력 고갈을 시사했다.
이같은 상황은 바흐무트 공세를 주도하는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도 인정하고 있다. 프리고진도 최근 우크라이나의 역습이 임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에 전화를 걸어 병사들의 탄약 및 기타 보급품을 차단 했다고 비난하면서 러시아군 관리들과 수많은 공개적인 말다툼을 벌이는 등 내분을 일으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제80 여단의 공수부대 병사들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제80 여단의 공수부대 병사들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난 2월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참모총장이 바그너그룹을 파괴하려 했다고 비난하며 그들의 행동을 러시아에 대한 반역자라고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군 주력으로부터 고립돼 '특별군사작전'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모든 필요한 조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마리아 포포바 맥길 대학교 정치학 부교수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러시아 국방부가 이제 바그너와 프리고진과의 권력 투쟁에서 승리 직전에 있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차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계 통신 알자지라는 일주일 내내 러시아군은 바흐무트를 계속 공격하여 약간의 이득을 얻었지만 도시 포위를 완료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0일 반격을 가했고 위치정보 영상은 그들이 바흐무트에서 서쪽으로 6km 떨어진 라비안스크 근처의 영토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추측하면서 바흐무트에서 서쪽으로 22km 떨어진 곳에 있는 우크라이나 차량 행렬의 사진을 게시했다.

ISW는 "30만 명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결정적인 공격 우위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향후에도 추가 병력 투입이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주도권을 되찾고 현재 최전선의 중요 부문에서 반격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