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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0.3평 침대 대신할 쉼터…한국맥도날드, 환아 보호자 '제2의 집'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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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0.3평 침대 대신할 쉼터…한국맥도날드, 환아 보호자 '제2의 집' 알린다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전파 및 제2호점 건립 위한 전시 캠페인…간병인 고충 간접 체험토록 조성

한국맥도날드가 간병 문화 개선과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제 2호점 건립을 위해 진행 중인 '0.3평 엄마의 침대' 기부 캠페인 현장에서 시민들이 인터뷰 영상 등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맥도날드가 간병 문화 개선과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 제 2호점 건립을 위해 진행 중인 '0.3평 엄마의 침대' 기부 캠페인 현장에서 시민들이 인터뷰 영상 등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송수연 기자

“저도 아이를 둔 부모로서 조금이라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부는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지난 24일 오후 3시경, 스타필드 고양점 1층에서 만난 카페 직원 A씨(50대)의 말이다. 그는 이곳에 설치된 간이침대를 살펴보고, 이 간이침대의 존재를 알아차린 듯 이곳저곳 둘러봤다.

현재 스타필드 고양점 내 1층 센트럴 아트리움에서는 한국맥도날드가 전개 중인 ‘0.3평 엄마의 침대’ 기부 캠페인의 일환인 ‘오프라인 전시’가 한창이다.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이하 RMHC)의 수도권 제2호점 건립을 위한 것으로 RMHC를 알리고, 환아 간병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공간은 간병인이 사용하는 21개 간이침대가 설치돼 있다. 간이침대 크기는 0.3평 수준으로 성인 1명이 겨우 웅크리고 누울 수 있는 좁은 크기다. 이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캠페인명도 ‘0.3평의 엄마의 침대’로 정했다. 전시된 침대에는 각자 다른 이름표가 달려 있다. ‘김운 아빠의 침대’, ‘태윤 할머니의 침대’, ‘최윤 엄마의 침대’ 등 누군가의 아빠이자 엄마, 할머니로서 환아를 간호하는 보호자들의 이름이다. 그 옆으로 이들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 QR코드도 붙어 있다.

간이침대 위 QR코드를 스캔하면 최윤 엄마, 김운 아빠의 인터뷰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이들은 RMHC 1호 시설을 경험한 보호자들로, RMHC의 존재의 이유와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이곳은 모든 영상은 1분30초 수준으로 짧지만, 환아를 돌보는 보호자로서의 애환과 RMHC에서 받은 위로까지 잘 담겨 있었다.

실제로 최윤 엄마는 인터뷰 영상에서 처음 RMHC에 입소하던 날 반갑게 자신을 맞아 주는 사람들 속에서 따뜻함을 느꼈다며 눈물을 훔쳤다.

0.3평의 간이침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꾸몄다. 사진=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0.3평의 간이침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꾸몄다. 사진=송수연 기자
설치된 의자에서 신나게 놀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자매는, QR코드를 스캔해 영상을 보더니 엄마의 옷을 끌어당겼다. 함께 앉아 영상을 지켜보던 엄마는 금세 숙연해진 표정을 보였다. 그는 ”사실 RMHC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는데 이번 기회로 알게 됐다“며 ”맥도날드에서 이런 후원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은 처음 알았지만, 정말 필요한 일인 것 같다“고 취지에 공감했다.

중학생 교사인 B씨는 ”어머니 간병할 때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던 기억이 난다“며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찌뿌둥하고 힘들어 몸도 마음도 지쳤었다. 영상을 보니 간이침대 간병 문화는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최근에는 간이침대가 없는 병실도 생기는 추세지만 대한민국은 아이가 입원하면 보호자가 동반 입원하도록 돼 있어 여전히 많다“며 ”때문에 아픈 아이 옆에는 보호자가 곁을 지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고양점 센트럴 아트리움의 상징인 미디어 타워와 파노라마 스크린에도 캠페인 영상이 상영 중이다. 잔잔한 스토리로 구성된 영상에 방문객들의 시선이 쏠렸다.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안의 RMHC 내부 모습이다. 사진= 송수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안의 RMHC 내부 모습이다. 사진= 송수연 기자
RMHC 1호는 경남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안에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첫 개관한 이 곳은 방 10개와 식당, 휴게 공간, 중앙 정원, 어린이 도서관까지 갖추고 있다. 병원 안에 있어 환아를 가까이에서 돌보면서도, 제2의 집처럼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환아 보호자들이 위로받는 공간이다. 개관 후 현재까지 290여 가족이 다녀갔다.

RHMC 수도권 제2호점은 1호 하우스의 10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도권에는 의료 인프라가 집중돼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수도권에 RMHC를 건립해 중증 환아를 둔 보호자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이번 기부 캠페인을 마련했다”며 “맥도날드의 이번 기부 캠페인에 고객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RMHC의 가장 큰 후원사는 한국맥도날드로 RMHC 건립과 운영을 지속 지원해왔다. 연례 자선 바자회 ‘맥해피데이’와 매장 내 모금함 금액, 해피밀과 행운버거 수익금 일부를 더해 기부금을 마련 중이다. 이번 캠페인 기간 동안은 환아 보호자 영상 인터뷰를 시청하고, 해피빈 기부 페이지로 연결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