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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리에 정답이 있나요?"…크래프톤에서 계속되는 '사내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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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윤리에 정답이 있나요?"…크래프톤에서 계속되는 '사내 토론'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발표
'딥러닝' 비전 내세운 크래프톤, AI윤리의원회 세우고 스터디 지속

사진=크래프톤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크래프톤 공식 사이트
"윤리를 정한다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 회사 업무 차원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직군의 임직원들이 스터디를 지속하고 있다. 토의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한편, 이를 향후 외부와도 공유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사 크래프톤의 손윤선 딥러닝 서비스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주관한 '콘텐츠산업포럼' 게임 부문 연사로 나선 자리에서 한 말이다.
'AI시대의 콘텐츠산업'이란 부제로 열린 이번 산업포럼은 정책·게임·이야기·음악·방송 등 5개 분야에 걸쳐 AI가 미칠 영향에 대해 논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손윤선 크래프톤 딥러닝 서비스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25일 콘텐츠산업포럼 게임포럼의 연사로 나섰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손윤선 크래프톤 딥러닝 서비스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25일 콘텐츠산업포럼 게임포럼의 연사로 나섰다. 사진=이원용 기자

크래프톤 측에선 이날 'AI 기술의 집약체, 게임이 만들고 있는 길'이란 주제로 염화음 크래프톤 딥러닝 서비스실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염화음 실장이 코로나 감염으로 불참, 손윤선 팀장이 대신 연사로 나서 AI 연구팀 성과와 향후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AI 연구의 목표로 '게임 제작 효율성 증가'와 '새로운 게임 경험 발견' 두 가지를 제시한 손 팀장은 "기업이 올바르게 AI를 활용할 방안, 보안 안전성 등이 선결돼야만 AI를 이용한 콘텐츠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윤리 확립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이러한 점을 고민하기 위해 별도의 'AI윤리위원회'를 지난해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팀장은 "이른바 '라운드테이블(원탁)'이란 형태로 사내 토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논의를 기록, 축적해 나간다면 AI 윤리의 '정답'에 더 가까워질 것이란 생각에 녹서 형태로 이를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공개된 '파인딩 미유(Finding Meow)' 예시 화면.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공개된 '파인딩 미유(Finding Meow)' 예시 화면. 사진=이원용 기자

딥러닝을 비롯한 AI 사업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지난해와 올해 초 2년 연속으로 회사의 핵심 비전으로 지목한 분야다. 김 대표는 올 초 '라이브 토크'를 통해 "딥러닝은 우리의 핵심 역량인 게임 제작 기술과 높은 연계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손윤선 팀장은 이날 AI를 활용한 사례로 '감정 표현이 더해진 TTS(Text to Speech) AI 음성'을 선보였다. "내가 이대로 죽을 줄 알아!"라고 실감나게 말하는 여성의 목소리, 인간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NPC가 대거 등장하는 게임 '파인딩 미유(Finding Meow)' 등이 그 예시였다.

달리(DALL-E)나 스테이블 디퓨전, 노블AI 등 생성형 AI 이미지 제작기에 관한 내용도 발표에 포함됐다. 손 팀장은 "AI 이미지를 활용한 게임이 팬들의 반발에 부딪힌 사례도 적지 않아 실제 적용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바라봐야 한다"며 "활용 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콘텐츠산업포럼 발표 중 공개한 AI 이미지 제작 사례.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이 콘텐츠산업포럼 발표 중 공개한 AI 이미지 제작 사례. 사진=이원용 기자

손 팀장이 이끄는 팀이 개발하고자 하는 '버추얼 프렌드'가 기존의 게임 속 NPC 등과 차별화되는 점은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외에도 '축적적인 관계'가 있다. 게임에서 상호작용했던 내용을 기억하고, 게임에 다시 접속하면 이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손 팀장은 "AI와 음성으로 대화하며 게임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조언, 훈수를 받거나 게임과 전혀 무관한 대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게임을 넘어 카카오톡과 같이 일상적인 소통 수단과도 연계할 방안도 R&D(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3 콘텐츠산업포럼 게임포럼 발표 후 진행된 토론·질의응답. 왼쪽부터 최삼하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 박성필 픽셀플레이 개발부장, 임상훈 디스이즈게임 대표, 김지인 그램퍼스 대표, 금현수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연구원.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23 콘텐츠산업포럼 게임포럼 발표 후 진행된 토론·질의응답. 왼쪽부터 최삼하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 손윤선 크래프톤 버추얼 프렌드 팀장, 박성필 픽셀플레이 개발부장, 임상훈 디스이즈게임 대표, 김지인 그램퍼스 대표, 금현수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래정책팀 연구원. 사진=이원용 기자

이날 게임 포럼에선 손윤선 팀장 외에도 박성필 픽셀플레이 개발부장이 연사로 참여했다. 발표 이후에는 최삼하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두 연사와 금현수 콘진원 미래정책팀 연구원, 임상훈 디스이즈게임 대표, 김지인 그램퍼스 대표 등이 토론·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서울 종로구 소재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이번 콘텐츠산업포럼은 지난 24일 막을 열었다. 이날 게임포럼과 이야기포럼이 진행됐으며 오는 26일 음악·방송 포럼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