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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점찍은 유니트리… 'A주 1호 로봇주' IPO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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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점찍은 유니트리… 'A주 1호 로봇주' IPO 초읽기

상장 후 기업가치 10조 원 목표… 中 휴머노이드 생산 올해 94% 급증 전망
에이지봇 1만 대 돌파·링이아이테크 50만 대 선언, 정작 반복 구매 고객은 '전무'
엔비디아와 유니트리가 협력하여 엔비디아의 '아이작 GR00T' 플랫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H2 플러스'를 출시하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와 유니트리가 협력하여 엔비디아의 '아이작 GR00T' 플랫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H2 플러스'를 출시하는 모습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이 생산량과 자본시장 양쪽에서 동시에 전환점을 통과했다. 엔비디아(NVIDIA)의 공식 파트너 낙점, A주 시장 첫 상장 심사 통과, 누적 1만 대 출하 달성이라는 '3대 호재'가 한주에 집중됐다.

그러나 정작 로봇을 반복 구매할 실수요 시장은 여전히 안개 속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거품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CNBC '더 차이나 커넥션(The China Connection)' 뉴스레터와 복수의 글로벌 외신 보도를 종합한 결과다.

엔비디아 낙점·IPO 통과… 유니트리 '로봇 대장주' 굳히기


지난 1일(현지시각)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가 상하이 거래소 스타(STAR) 마켓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중국 A주 시장에 상장하는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이 되는 것이다. 회사는 42억 위안(약 9434억 원)을 조달해 AI 로봇 모델 연구개발 및 스마트 제조 기지 건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심사 승인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73일로, 중국 당국이 첨단 기술 기업 상장을 전략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트리의 상장 후 기업가치 목표는 10조 원 이상이다. 공모 자금은 AI 개발에 48%,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26%, 제조 공장 구축에 15%, 제품 라인업 확대에 11%씩 투입된다.

같은 날 더 큰 재료가 더해졌다. 엔비디아가 유니트리의 신형 로봇 본체 'H2 플러스(H2 Plus)'를 자사 오픈 소스 휴머노이드 플랫폼 '아이작 GR00T 레퍼런스(Isaac GR00T Reference)'의 하드웨어 기반으로 공식 채택했다.

엔비디아는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로봇을 2026년 말 유니트리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며, 미국·유럽·한국의 하드웨어 파트너들로도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옴디아(Omdia)의 수석 애널리스트 리안 제 수(Lian Jye Su)는 "엔비디아가 유니트리와 손 잡은 것은 피지컬 AI 세계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재무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유니트리 매출은 2023년 1억 5900만 위안에서 2025년 17억 위안(약 3818억 원)으로 3년 새 10배 이상 늘었다.

휴머노이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28%에서 2025년 3분기 누계 기준 52%로 급격히 확대됐다. 다만 2026년 1분기 조정 순이익은 연구개발비와 판매비 급증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4030만 위안에 그쳤다.

에이지봇 1만 대·생산 94% 급증… '양강 구도' 굳어진다

유니트리의 최대 경쟁사인 에이지봇(AgiBot)은 앞서 지난 3월 말 1만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를 공식 선언했다. 처음 1000대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고, 1000대에서 5000대까지 약 1년, 이후 5000대에서 1만 대에 다시 1년이 소요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2026년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연간 생산량이 전년 대비 9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니트리와 에이지봇 두 회사가 중국 전체 출하량의 80% 가까이를 점유하는 양강 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폰·전자 부품 제조사 링이아이테크(Lingyi iTech)도 공격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필립 양(Philip Yang) 부사장은 "현재 약 3만 달러(약 4566만 원) 수준인 휴머노이드 생산 단가를 대량 생산으로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생산 체제를 목표로 제시했다.

'생산은 폭증, 구매자는 없다'… 거품 경고 동시 점화

폭발적 생산 확대와 달리 실수요는 극히 제한적이다. 베인앤드컴퍼니(Bain & Company) 베이징 사무소의 신 청(Xin Cheng) 파트너는 "현재 대부분의 주문은 한두 대 수준의 시험적 성격에 그친다"면서 "기업들의 반복 주문이 이어지는지가 향후 산업 생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독일 메릭스(Merics) 연구소는 2026년 4월 분석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를 올해 약 104억 7000만 위안(약 2조 원)으로 추산하면서도 이 시장을 150개가 넘는 업체들이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옴디아의 수(Su) 애널리스트는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중국이 강력한 첨단 기술 경제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대외에 과시하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면서 "이 기치를 든다는 이유만으로도 정부 지원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테크타임스(TechTimes)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가 잠재 산업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상업적 실증이 검증된 수요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확인됐다.

엔비디아 낙점과 A주 첫 상장이라는 역사적 이정표 뒤에서, 반복 구매 고객 확보라는 가장 본질적인 숙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