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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로코로나·EU 단계적 축소로 2023년 팜유 수요 전망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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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로코로나·EU 단계적 축소로 2023년 팜유 수요 전망 약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팜유 가격이 2023년 시장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 팜유 수요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닛케이 등 외신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발리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팜오일 컨퍼런스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 및 애널리스트들은 말레이시아 팜오일 3개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글로벌 기준인 2023년 1분기까지 톤당 3,500 링깃(738달러)에서 5,000 링깃 사이를 맴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팜유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바라기유 1위 생산국 우크라이나가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 3월과 5월 사이에 7,000링깃을 기록하였으며,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국내 식용유 위기 우려로 4월부터 5월까지 3주 동안 해당 상품의 수출을 금지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주 팜유 가격은 톤당 4,400링깃 안팎을 형성하고 있다.

파딜 하산 인도네시아 팜오일협회(Gapki) 대외담당 부장은 컨퍼런스 참석자들에게 "현재 팜유 가격이 역사적으로 여전히 높고 연말까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 경제 상황과 팜유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를 언급하면서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수요가 약화되어 2023년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지아 한 농장에서 수확한 팜오일 열매를 옮기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말레이지아 한 농장에서 수확한 팜오일 열매를 옮기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모습. 사진=로이터


우선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유지하는 한 인도네시아 팜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는 향후 1년 동안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인도네시아 팜유 수입량은 8월 말 기준 올해 30% 감소한 약 300만t으로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중국의 수요 감소세는 인도네시아 팜유 2위와 3위의 수입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의 수요로 인해 부분적으로 상쇄되고 있는데, 이 수요는 향후 몇 년 동안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팜유 가격은 특히 바이오 연료 사용에 대한 환경 파괴 우려로 인한 유럽연합(EU)의 반대가 계속 거세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추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그린딜 정책에 따른 EU는 팜유와 같은 삼림 벌채 위험이 높은 바이오 연료 공급 원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포함하여,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 비해 최소한 55% 줄이자는 제안을 채택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정부와 유럽연합 의회는 이번 주에 새로운 EU 삼림 벌채 방지법에 대한 차기 협상 회의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팜유 사용의 단계적 철폐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는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팜유협회는 성명을 통해 "EU는 이 법이 수백만 명의 인도네시아 소농들에게 가져올 실존적 위협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팜유 농가들이 EU 시장에서 차단돼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 또한 유럽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식품 등에 '팜유 없는' 라벨을 사용하는 것을 비난하면서 EU의 팜유 반대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차별적'이자 '보호주의'라고 불렀다.

영국 컨설팅업체 LMC인터내셔널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제임스 프라이는 발리 콘퍼런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해바라기유 거래를 막은 뒤 소비자들이 눈을 돌린 것처럼 올해 EU의 식품용 팜유 수입이 안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오 연료를 중심으로 한 비식량 수요는 유럽연합의 팜유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한편 독일 농업조사업체 이스타 미엘케의 토마스 미엘케 전무는 중남미, 캐나다 등지에서 콩, 유채씨, 카놀라유 등 다른 식물성 기름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기름의 풍부한 공급은 2023년 상반기 가격의 "하락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통적으로 식용유 중 가장 저렴한 팜유에 또 다른 하방 위험을 초래한다. 미엘케는 팜유가 현재 전 세계 식물성 및 동물성 유지류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름의 생산 증가는 또한 세계 식물성 기름 시장의 지배적인 팜유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재배 지역 확대의 상당한 둔화로 인해 생산량이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산 면적 제한이 있어 새로운 지역으로 생산을 확장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울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헥타르당 수확량을 높이는 것이 미래 큰 도전이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양국은 식용유 수입을 줄이려는 인도 정부의 도전에도 직면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2026년까지 팜유 농장을 35만 헥타르에서 100만 헥타르로, 연간 팜유 생산량을 30만 톤에서 112만 톤으로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컨퍼런스 참석 인도 협회의 이사 B.V. 메타는 밝혔다.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업체들은 팜유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한 정부의 바이오디젤 프로그램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바이오디젤 정책에 장애가 된 팜유 가격 상승과 코로나 관련 공급 차질 이전 EU의 팜유 반대 정책 속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인도네시아 팜유 산업을 지원해 왔다. 현재 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동남아 최대 경제권에서 판매되는 바이오디젤 혼합물의 팜유 함량을 30%에서 40%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4개 주요 글로벌 식품거래업체들이 이집트에서 열린 COP27 유엔기후정상회의에서 2025년까지 공급망에서 콩, 쇠고기, 팜유에 의한 삼림파괴 종식을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참여하는 기업으로는 카길, 번지(Bunge), 아처 다니엘스 미들랜드, 루이스 드레퓌스, 브라질 JBS, 중국 코프코 인터내셔널 등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