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하고 자사 FC와 CFC 등 전속설계사 3300여 명을 자회사형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제조와 판매 채널을 분리할 계획이다. 채널혁신추진단은 내년 3월 최종 개편을 목표로 본격적인 업무를 추진한다.
한화생명은 기존에 분리 운영 중이던 자회사형 GA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을 합병해 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본사 소속 설계사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자회사형 GA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본사에 함께 있는 상품개발과 판매조직을 향후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해 제판분리로 가겠다는 것이다.
내년 7월 오렌지라이프와 통합하는 신한생명은 지난 8월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시켰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차별화된 일류 경쟁력 구축을 통한 판매전문회사 스탠다드 도약’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신한금융지주의 판매자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선포했다.
현대해상 또한 채널 전략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자회사형 GA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보험대리·중개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자회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별도의 판매채널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제판분리를 추진하고 나서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로 판매주도권이 이동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GA 소속 설계사는 지난해 말 기준 23만2770명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18만6922명)를 넘어섰다.
잦은 이직 또한 보험사가 제판분리에 나서게 된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 전속설계사의 13개월 정착률은 38.2%에 불과했다. 10명 중 6명은 1년 내 회사를 떠나 GA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특수고용직 종사자 고용보험 의무화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는 고용보험 의무화 시 매달 173억7000만 원의 추가 부담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제판분리를 통해 설계사의 경쟁력 향상과 그로 인한 수입 증대, 소비자 편의 향상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윈윈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판분리는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설계사의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선순환 구조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비용절감 등은 부수적인 부분”이라며 “GA 시장은 향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고객에게 더 좋은 상품을 권하고 시스템과 체계를 잘 갖춘 GA들이 생존하고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