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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사수하라"…인뱅 공세에 고심하는 저축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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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대출 사수하라"…인뱅 공세에 고심하는 저축은행권

중금리대출 시장이 커지고 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중금리대출 시장이 커지고 대출 금리도 낮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터넷뱅크·카드회사의 합류에 중금리대출 시장이 커지고 대출 금리도 낮아지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이끌어온 저축은행이 시장 사수에 나섰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민간 중금리대출 신규 공급액 규모는 지난 2017년 2조 7812억 원에서 지난해 11조 2788억 원으로 급증하는 등 중금리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을 필두로 제2금융권이 중금리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급된 민간 중금리대출 11조 2788억 원 중 74%가량인 8조 4041억 원이 저축은행이 공급한 것이다. 중금리대출 시장은 저축은행의 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저신용층에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은행·카드사·상호금융·캐피털·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기준을 2.5%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이에 따라 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는 10%에서 6.5%로 낮아지고 상호금융은 12%에서 8.5%로, 카드사는 14.5%에서 11%, 캐피털은 17.5%에서 14%, 저축은행은 19.5%에서 16%로 각각 내려간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을 많이 취급하는 금융사에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인센티브도 받으라는 얘기다.

금리 상한을 낮추는 것은 오는 7월 시행되는 최고금리 인하(24→20%)에 발맞춘 조치다. 금리 상한을 인하하면서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중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권은 중금리대출 상품을 적극 개편하거나 새로 내놓고 있다. 고금리대출을 더 늘리기 힘든 상황에서 중금리대출로 '박리다매'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JT친애저축은행은 기존 중금리대출 상품 2개를 통합·개편해 대출 기간을 6년에서 최장 10년까지로, 한도는 50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까지 늘렸다. 대출 최저금리는 연 12.4%에서 5.9%로 6%포인트 이상 내렸다.

하나저축은행은 비대면 중금리대출 상품인 '원큐슈퍼드림론'을 지난달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최저금리 5.9%로 1억 원까지 대출 한도를 제공한다. 3개월 이상 재직한 연 소득 3500만 원 이상, 만 27세 이상 급여 소득자가 대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에 발맞춰 중금리대출을 늘려나갈 것"이라면서 "중·저신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정책 기조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