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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ESG' 외친 금융사…10년간 석유·천연가스에 19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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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ESG' 외친 금융사…10년간 석유·천연가스에 19조 투자

은행은 농협은행, 보험사는 삼성생명이 최다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9조 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이,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금융회사로 조사됐다.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에너지원으로, 이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면 2050 탄소중립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7일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국내 은행과 보험사의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이 19조 2909억 원에 이른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12조 79억 원, 보험사가 7조 2830억 원이었다.

2050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의 '탈석탄금융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 다음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중 석유에 의한 것이 33.8%, 가스에 의한 것이 20.6%로 절반가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서 나오고 있다. 석탄 사업에 대한 금융 투자 수요는 급감한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 위기 위험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아 금융사들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사별 석유·천연가스 투자 현황에 따르면, 은행의 경우 농협은행이 4조 4729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2조 1142억 원, 하나은행 1조 9689억 원, 국민은행 1조 5992억 원 순이었다. 보험사의 경우에는 삼성생명 1조 3906억 원, 교보생명 9807억 원, 현대해상 6097억 원 순이다.

민형배 의원은 "석탄은 시민사회의 지적으로 시장에서 많이 퇴출됐으나,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투자는 현재진행형"이라면서 금융사들이 탈석탄금융선언을 넘어 탈석유천연가스 선언을 미리 준비하고 출구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