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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3분기 호실적에도 울상…수수료 인하에 대출 규제까지 악재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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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3분기 호실적에도 울상…수수료 인하에 대출 규제까지 악재 산적

카드사 5곳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조7095억 원…전년 比 34.5% ↑
업계 "디지털 전환 따른 비용절감, 수익다각화 등 자구노력 덕분"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적자·규제 강화로 대출영업도 어려워져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호실적 달성에도 가맹점수수료 인하,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호실적 달성에도 가맹점수수료 인하,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드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소비심리 개선과 비용절감, 카드대출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카드업계의 고민과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5곳(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708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2703억 원) 대비 34.5% 늘었다.
각사별로는 업계 1위 신한카드가 1~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4702억 원)대비 14.5% 증가한 5387억 원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3조309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1.7% 늘었다. 이 중 할부금융, 리스 사업 등 신사업 비중이 29.9%로 지난해 24.4%에서 5.5%포인트 상승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 효율성 제고 또한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디지털 비용절감 규모는 408억 원으로 당기순이익 증가분의 59.5%를 차지했다.

삼성카드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2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회원 기반 확대와 이용효율 개선 노력 등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온 결과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37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46.6% 증가한 수치다. KB국민카드 측은 카드론과 할부금융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늘었고 신용손실 충당금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각각 1990억 원, 175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9%, 63.6% 늘었다.
이 같은 카드사들의 호실적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심리 개선과 비용절감, 자동차할부금융과 리스사업 등에서의 수익다각화 노력의 결과물이다. 동시에 연체율 하락에 따른 충당금 감소와 은행권의 대출규제 풍선효과로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수요가 늘면서 이자수익이 늘어난데서 기인한다.

정작, 카드사들은 이 같은 호실적이 마냥 기쁘지 않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빌미가 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개편안이 다음달 말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는 실정이다.

가맹점수수료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마련된 산정원칙에 따라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기반으로 3년마다 조정해 왔다. 수수료율은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수수료, 마케팅비용 등 적격비용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가맹점수수료는 그간 지속적으로 인하돼 전체 가맹점의 96%에 이르는 연매출 30억 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은 0.8~1.6%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제2금융권도 총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하는 차주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50%를 적용해야 하는 등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특히,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도 오르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낮아질 대로 낮아져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오히려 역마진을 보고 있어 더 이상의 인하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며 “카드론 수요 증가에 따라 대출을 확대해 이를 만회하고 있지만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