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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1사 1라이선스 완화··· KB생명·푸르덴셜생명 '독립 경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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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1사 1라이선스 완화··· KB생명·푸르덴셜생명 '독립 경영' 기대

금융위원회, 최근 보험업계 1사 1라이선스 원칙 완화 계획 발표
금융 그룹 안에 복수의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 두고 개별 운영 가능해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보험회사 CEO, 유관기관 등 보험업계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보험회사 CEO, 유관기관 등 보험업계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대표적 규제로 꼽히는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KB금융그룹 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별도 운영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1사 1라이선스 원칙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사 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1개만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로 1개 금융그룹이 새로운 보험회사를 인수하면 원칙적으로 합병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2018년 9월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그룹은 2년 간 통합 작업 끝에 지난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켰다.

교보생명의 경우 1사 1라이선스 원칙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설립하는 대신 온라인 판매 금지조치를 감내해야 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을 인가받는 과정에서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판매채널을 분리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복수의 보험사 설립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면 한 금융그룹 안에 복수의 생명보험사나 손해보험사를 두고 개별 운영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해진다. 다만 각사가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종류나 대상이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는 등의 전제가 달린다.

지난 3일 열린 보험업계 CEO 간담회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보험사들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조직모델의 구축을 지원하겠다”며 “상품별‧채널별‧고객별로 차별화되는 사업모델은 1사 1라이선스 허가정책 유연화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한 금융사가 다양한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는 경우가 많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메트라이프그룹의 경우 지주사 아래 단체보험 및 퇴직연금 중심의 '메트라이프'와 반려동물 보험 전문인 '펫 퍼스트' , 재보험사로 해외사업을 주로 하는 '알리코'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일본 니혼생명도 일반 기업 및 임직원을 주 고객으로 한 '타이주 생명', 고소득층 개인이 타깃인 '웰스라이프', 젊은 연령층이 고객인 '하나사쿠 생명' 등 다양한 보험 자회사를 산하에 거느리고 있다.

금융위는 1사 1라이선스 정책 완화로 해외처럼 특정 분야에 전문성있는 보험사들이 특화된 사업 전략을 갖고 영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4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KB금융그룹은 그해 9월 푸르덴셜을 13번째 공식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후 현재까지 KB생명은 허정수 대표를 중심으로, 푸르덴셜생명은 민기식 대표를 중심으로 '독립 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KB금융그룹은 2022년 이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을 계획했다. 허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보험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1사 1라이선스' 완화를 검토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특히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특성이 확연히 달라 '분리 운영'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대면 설계사 조직에 특화돼 있고, KB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이 강점이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푸르덴셜은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이 주를 이루는 반면 KB생명은 '저축성보험'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또 양 사 통합 시 푸르덴셜생명이라는 이름을 잃게 되면 자부심이 매우 강한 푸르덴셜생명의 라이프플래너들이 타사나 GA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크다.

KB생명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의 강점과 KB생명의 강점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며 “각자 성장해야 할 방향이 정해져 있어 향후에도 거기에 중점을 두고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