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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취임 1년, 과제는 산적한데 존재감 흐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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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취임 1년, 과제는 산적한데 존재감 흐릿

정피아 논란 딛고 취임했는데…업계 기대 못미쳐
산적한 현안 해결 못하고 취임 1년 동안 답보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이미지 확대보기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사진=생명보험협회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 취임 1년을 넘겼으나 협회장으로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정치인 출신으로 취임 당시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논란을 딛고 생보협회장에 올랐으나 성과가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업계는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 회장에 오르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쳐왔다.

◆관피아 대신 정피아…보험연수원장 때도 보은 인사 논란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9일 임기 1년을 맞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취임해 2023년 12월 8일까지 3년간 생명보험협회의 수장을 맡고 있다.

생보협회는 세월호 참사 후 관피아(관료+마피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2014년 이후 민간 출신 회장 선임 기조를 유지해왔다. 신용길 전 회장은 교보생명 출신으로 KB생명 사장을 역임했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한 이수창 전임 회장은 삼성생명 사장을 지냈다.

그러나 민간 출신 회장들은 이전의 관료 출신 회장과 비교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관료 출신 회장 선임에 대한 업계의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진웅섭 전 금감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관피아 논란에 후보 추천 절차를 앞두고 출마를 포기했고 정 회장이 자리를 꿰차게 됐다. 정 회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취임 당시 관피아 대신 정피아가 낙점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 회장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이후 미국 일리노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5년 5월부터 2016년 5월까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으로 17·18·19대 국회의원(경북 영천·청도)도 지냈다. 19대 의원 시절인 2014~2016년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대표적 친박 의원이던 정 회장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민주당으로 옮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으며 2018년 12월부터 생보협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진 보험연수원장도 지냈다.

보험연수원장에 오를 당시에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보은 인사란 지적을 받았다. 보험연수원장 취임 전에는 국회의원을 지내다 2017년 3월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보험 경력이 전무했다.

◆현안 해결 못하고 취임 1년 동안 답보 상태

현재 생보업계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등 과제가 산적해 있으나 정 회장이 생보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업계가 기대했던 영향력을 전혀 행사하지 못하며 역랑이 다됐다는 의구심만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전산화 사업의 조속한 시행으로 의료기관·소비자·생명보험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 공회전을 거듭하며 올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정 회장의 약속이 언제 쯤 이행될지 계속 물음표가 던져지고 있다.

또 그는 생명보험 산업의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나 생보사들의 잇따른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과 불완전판매에 따른 금융당국의 판매 규제 등으로 고객 신뢰는 오히려 땅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생명보험 본연의 역할 강화와 시장 확대도 강조해왔지만 금융당국의 무해지보험, 달러보험, 체증형 종신보험 판매 규제로 생보사들의 영업은 더욱 위축되고 신계약건수와 보험료 수입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23개 생명보험사의 신계약금액은 214조 원으로 전년 동기 229조 원 대비 6.5% 줄었다. 신계약건수도 11만7669건에서 11만4629건으로 1년 새 2.6%나 감소했다.

심지어, 정희수 회장은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확대와 지원도 약속했다. 하지만 규제에 가로 막혀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규제가 완화 추세에 있지만 속도는 몹시 더딘 상황이다. 현재,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 진출은 걷기, 운동 지도 등 기초적 수준에 한정돼 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