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9원 상승한 1265.5원에 개장했다. 전일 1261.5원에서 하락 출발한 환율은 개장과 함께 하락세를 이어가 1250원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대기 중인 결제수요가 유입됐고, 이날 주요 통화 정책 관련 이벤트를 앞두고 낙폭이 회복되면서 1264.6원에 최종 마감했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향후 2차례 회의에서 금리 인상 목표를 0.5%포인트로 잡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금리 인상과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통화 정책 기조를 신속하게 중립으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했다.
여기서 언급된 중립 수준의 금리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에서 잠재 성장률 정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통상 2.25~2.5% 내외 수준을 중립금리로 본다.
다만 FOMC 참석자들은 의사록은 "경제전망 진행상황 등을 놓고 볼 때, 긴축적 정책 기조가 점점 더 적절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연준이 중립금리 수준 이상의 통화 긴축을 진행할 것을 시사했다. 실제로 연준의 대표적 매파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금리를 3.5% 수준까지 인상해야한다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이날 환율은 약 보합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FOMC 의사록 내용은 공격적인 통화 긴축 기조를 나타냈지만, 사실상 기존에 언급돼 시장에 반영된 재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미 증시 삼대 지수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고, 전일 101대에 머물렀던 달러인덱스 역시 현재 102.06까지 반등했다.
현재 외환시장의 눈은 이날 금통위에 쏠리고 있다. 특히 오늘 예정된 금통위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재하는 첫 금통위라는 점에서 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이 총재는 인사 청문회 당시 "한·미 금리차를 용인해야 한다"고 발언했지만, 지난 16일에는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는 등 통화 정책 기조에 대한 방향성이 모호한 상황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은 FOMC 의사록 서프라이즈가 부재 속 위험 선호 심리가 유입됐다는 점에서 완만한 하락세가 예상된다"며 "전일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던 미 증시가 의사록 확인 후 상승 반전 했으며, 아시아 시장 또한 FOMC 의사록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 높다. 위험 통화인 원화 강세 재료로 소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다만 하락세가 완만할 것이다. 중국 총리의 경제 불안감 표명은 원화 강세 압력 상쇄 재료로 소화될 수 있으며, 결제 수요 역시 하단 지지력을 제공한다"며 "이날 이창용 총재의 금통위는 그간 새로운 내각의 성향에 대한 판단이 유보되어 온 만큼 총재의 발언 기반 외환시장에 큰 영향력 행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