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8원 하락한 1300.0원으로 출발했다. 전일 1299.0원으로 상승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1300원을 돌파하며 상승폭을 넓혔다. 이후 정부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1290원대로 끌어내려 졌지만, 재차 상승세를 보이며 1301.8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마감한 것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이다.
전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경상적자는 2914억2000만달러로 전기 대비 29.6% 가량 확대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737억달러를 상회한다. 뿐만 아니라 S&P 글로벌이 전망한 6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4로 전월 대비 5포인트 가량 하락하며, 최근 1년 새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전월 대비 2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또한 미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약 22만9000명으로 시장전망치를 4000명 가량 상회하는 등 경기둔화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결과 미 국채 금리는 2년물 3.027%, 10년물 3.088%로 각각 2%, 7.3%씩 하락했다. 특히 장기물의 하락세가 두드러 지며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통상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경기침체에의 전조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준은 경기둔화보다 인플레이션 통제를 최우선과제로 둘 것이라 단언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상원 청문회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면서도 "최우선 기조는 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는 데에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며 통화긴축 의지를 공고히 했다.
또한 연준 내 일부 인사들 역시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합하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등 공격적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달러 인덱스 역시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도 104.44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다만 향후 환율은 3분기까진 강세흐름을 이어갈 수 있지만, 이후 하방 압력을 받아 1300원대를 하향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펀더멘털 악화 수준 대비 환율이 지나치게 앞서간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이어 그는 "당분간 1300원선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3분기 정도까지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3분기 이후에는 완만한 속도 속에서, 다시 1200원 대로 내려 앉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원화 강세를 이끌만한 요인이 없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환율의 추세를 바꾸는 동력은 미 달러의 방향성이며, 미국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 여부가 중요하다.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이후, 9월 전후로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