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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달러 환율 천장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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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원·달러 환율 천장은 어디?

미연준 금리인상 기조
1350원 도달 가능성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대를 돌파하며, 2009년 금융 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에선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지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금융권 전반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공고한 만큼 향후 환율이 1300원을 넘어 1350원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반면 현재 경제 상황은 금융위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정돼 있으므로 환율이 곧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환율 급등의 주재료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다. 지난 14~15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미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연초 0~0.25%에 불과했던 미국의 기준금리는 6월 기준 1.5~1.75%로 1.5%포인트나 상승했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에는 3.5~3.7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에선 오는 7월 미 연준이 또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이며, 한미 금리차가 역전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때문에 원·달러 환율 1300원은 최고점이 아니며, 135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이끌 요인이 없다"며 "하반기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결국 환율 추세를 바꾸는 동력은 미 달러의 방향성이며, 미국 인플레이션의 피크 아웃 여부가 중요하다. 향후 환율은 미 달러의 흐름에 연동해 3분기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이후 9월 전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원·달러 환율이 4분기 135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당국 개입 경계와 레벨 부담에 원화 약세 속도가 제어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길게 보면 무역수지 적자 흐름과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약세 방향성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이어 "현재 원화 가치는 코스피·달러 지수와 연동이 강하다.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며 원화 약세 압력도 심하다. 한국은 유럽·일본 등과 달리 한미 금리 차와 원화 가치 간 설명력도 약하다"며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이를 원화 강세 재료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1298.2원, 다음 거래일인 27일에는 1286.5원으로 마감해 일단 하락세를 탄 분위기다. 특히 국내 경제 상황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던 지난 2009년이나 1998년 등 경제위기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펀더멘탈 면에서 공고하다는 점은 최근 환율 상승 압력이 오버 슈팅(상품이나 금융자산의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 혹은 폭락) 국면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을 지지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상승한 것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의 약화 보다는 미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등에 따른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며 "이는 1300원 터치가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이 위험국면에 빠졌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향후 환율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수 있지만 1300원선을 크게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는 3분기중 신용리스크의 확산 혹은 진정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물가 압력과 이에 대응한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기조 지속 여부가 3분기 중 결정된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 에너지 혼란 역시 겨울을 앞두고 3분기 중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 역시 "상반기 달러 강세는 미 연준의 긴축이 만들어낸 오버슈팅"이라며 "하반기에도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성은 여전히 긴축이겠지만, 긴축 강도는 점차 약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 속도 리밸런싱과 주요국 통화 정책 긴축 동참에 따라 하반기에는 점진적인 달러 약세가 점쳐진다"며 "주요국 대비 우위에 있는 자산 성과와 경상수지 호전 가능성, 한은의 물가 안정 메시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원화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다. 환율 상단은 2분기 1305원에서 3분기 1285원, 4분기 1265원 등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