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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재정준칙 도입해 나랏빚 관리해야…독립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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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재정준칙 도입해 나랏빚 관리해야…독립기구 필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재정준칙 컨퍼런스'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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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최근 급격히 늘어난 나랏 빚을 관리하고 지출 수요 증가에도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 준칙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대두됐다. 나아가 준칙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재정기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한국행정학회외 공동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재정준칙 컨퍼런스'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재정준칙은 나라살림이 일정 수준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국가 채무 등의 수량을 법으로 묶어두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코자 2020년 12월 관련 내용을 담은 국가 개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실제 법제화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통합재정수지를 마이너스(-) 3% 이내로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1067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국가채무비율은 49.6%까지 오른다.

향후 재정준칙 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합리적 재정준칙 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도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재정준칙은 본원 통화 창출에 대한 불안을 제거해 물가 안정 등 거시 경제 안정성을 높일 것이고 건전한 재정은 통화·환율 정책 수행에 긍정적이다"며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사회보험 등 재정 규율 확보가 각 부문 간 정책 조정에 도움을 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재정 운용 불확실성이 줄어 대내외 시장 및 국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중기 재정 계획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고 단지 청사진이 아닌 실천력을 지닌 장기적 관점에서 재정 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준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재정준칙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또한 재정 준칙 이행을 모니터링하고 위반 시 교정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재정기구 역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태일 교수는 "국회예산정책처가 독립 재정기구에 해당하나 현행으로는 한계가 분명해 상당 수준의 개편이 필요하다"며 "독립성을 지닌 위원회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재정 여건에 부합하는 재정준칙 관리 기준'을 발제했다. 그는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과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사용된 전망치 기준으로 보면 2027년까지 국가채무 55%, 관리재정수지 3%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상당한 재정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정 적자 발생의 만성화 원인에 대한 분석과 목표치 설정에 근거한 근본적 지출 구조조정 등 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 스위스 등 주요국 사례를 참고해 교정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재정준칙을 벗어날 경우 이로 인해 발생한 국가채무를 따로 기록하는 계정을 신설하고, 일정 기간 내에 해소하도록 명시적 규정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행정부 내부에 독립적 재정 기구를 두자는 의견도 나왔다. 여기서는 재정준칙 관련 의사결정 기반이 되는 주요 분석과 정보 생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실제, 영국의 예산책임청(OBR)은 재무부의 경제·재정 전망 신뢰성 약화에 대한 대안으로 수립된 기구다. OBR은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로 예산준칙 달성 정도를 평가한다.

박노욱 연구위원은 "행정부 예산 편성권이 실질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며 "행정부 내부에서 정부 생산과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체제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재정준칙 예외 조항 발동은 추가경정예산과 유사한 성격이 있다"며 "현행처럼 행정부에서 일차적인 의사결정을 하되, 실제 적용의 최종 승인은 국회에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