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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대출금리 하락 견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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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금리차 공시, 대출금리 하락 견인하나?

조달비용 등을 고려치 않는 예대금리차 감소 강조 부담은 예비 차주들에게 높은 대출금리로 돌아와

예대금리차 공시로 인해 은행간 비교가 쉬워졌다. '이자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며 예대금리차 공시가 대출금리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예대금리차 공시로 인해 은행간 비교가 쉬워졌다. '이자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며 예대금리차 공시가 대출금리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 22일 공개된 예대금리차 공시가 은행들의 대출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로 인해 은행간 비교가 쉬워지자 '이자장사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예대금리차 공시 이후 발빠르게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금리 등을 0.5%p 인하에 나섰다.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예대금리차가 1.62%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도 지난 25일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고정금리)형 상품 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이 밖에도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에 대한 한시적 인하(주택담보대출 최대 0.45%포인트·전세자금대출 최대 0.55%포인트) 조치도 계속 연장 적용하고 있다.

신한 다음으로 예대금리차가 높았던 NH농협은행은 26일 새희망홀씨대출, 청년전월세대출에 최대 0.5%포인트, 0.3%포인트씩 우대금리 적용에 나섰다.

대출금리를 낮춘 은행들은 "금리상승기를 맞아 서민 지원에 앞장 서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더욱이 9월에도 비교 공시가 이뤄지는 만큼 '이자 장사 비판'이 부담스러운 다른 은행들도 금리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더욱이 예대금리차 공시는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0.25%p 올림에 따라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도 부채질한다.

우리은행은 가장 먼저 21개 정기예금과 26개 적금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했으며, 예대금리차가 가장 적은 은행인 하나은행 역시 26개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 줄이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역시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섰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도 수신금리만 인상하고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선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대출금리 하락세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줄이기 형태가 금통위 이후에는 대출금리 하락보다 수신금리 인상이 대부분인 만큼 '수신금리인상이 대출금리의 상승'을 가져오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빅스텝 이후 지난 16일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전월 대비 0.5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이에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5%대까지 떨어졌던 시중은행의 주담대 (상단)금리도 다시 6%대로 복귀했다.

또한, 수신금리의 인상의 경우, 목돈을 굴려 수익을 낼 수 없는 서민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다. 오히려 이같은 수신금리의 인상은 은행의 조달비용 상승을 가져와 대출금리를 높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산정과정에서 조달비용 등을 고려치 않고 예대금리차 감소만을 강조하게 되면 결국 부담은 예비 차주들에게 높은 대출금리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