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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운드화가 끌어내린 달러···원·달러 환율, 1430.5원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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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운드화가 끌어내린 달러···원·달러 환율, 1430.5원 개장

30일 원·달러 환율 1430.5원 출발···전일比 8.4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하룻밤새 8원 이상 하락하며 1430원선에서 출발했다. 이는 유로존 인플레이션 우려에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된 데다, 영란은행(BOE)의 무제한 채권 매입 등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동시 반등했기 때문. 이로 인해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8.4원 하락한 1430.5원으로 출발했다.
전일 1424.5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1430원을 재돌파했다. 오후 들어서는 1430원 중반까지 상승, 해당 구간에서 등락했다. 장 후반에는 위안화 약세 등에 힘입어 또 다시 상승, 1438.9원으로 최종 마감했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유로존 공격적 긴축 전망과 파운드화의 반등 등이다.

전일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2.1%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시장 전망치(9.5%)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독일이 두자릿수대 CPI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51년 이후 71년 만에 최초다.

이에 유로존 CPI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다음달 유럽중앙은행(ECB)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확대되고 있다.

ECB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졌다. 전일 마틴 카자크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큰 단계를 밟을 수 있고, 2%대 인플레이션과 거리가 멀다"며 "다음 단계는 더 빨라야 한다.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뮐러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 역시 큰 폭 금리인상과 빠른 양적긴축을 촉구했고, 뮬러 ECB 이사 역시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등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다. 그 결과 유로화 가치는 1유로당 0.9825달러 수준까지 상승한 상태다.
파운드화의 반등 역시 달러 약세 흐름을 만들었다. 전일 영란은행(BOE)은 다음주부터 매각예정이었던 장기국채 매각을 다음달 말까지 미뤘다. 또한 장기국채를 다음달 14일까지 무제한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트러스 내각의 대규모 감세안으로 인해 추락한 파운드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현재 시장에서는 BOE가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1%포인트 이상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 파운드화 가치는 1파운드당 1.1163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반대로 달러 인덱스는 111.888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 28일 부활했던 뉴욕 증시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54% 하락한 2만9225.61을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11% 하락한 3640.47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84% 상승한 1만0737.51을 기록했다. 이는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예고된 데다, 시총 1위 기업 애플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환율은 유로화와 파운드화 강세에 따른 달러 약세 흐름에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가 하단을 지지하는 만큼 1430원 초중반대에 머물 것으로 보여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BOE 긴급 무제한 채권매입 발표와 11월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것이란 통화정책위원 발언에 파운드화가 반등했다"며 "과열양상을 보이던 강달러 기세가 한풀 꺾였다. 분기말 수출 네고가 꾸준히 소화된다는 점, 당국 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을 고려하면 기존 롱포지션은 일부 청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민 연구원은 "가파르고 지속적인 환율 상승으로 수입업체는 환율이 오를 땐 추격매수로, 원화 약세가 진정될 땐 저가매수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오늘도 환율 추가하락을 기다리지 않고 견고한 지지선을 형성해 장중 환율 하락을 억제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