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 누적 적자 규모가 벌써 241억300만 달러로 연간 기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 478억 달러의 50.4%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올해 남은 기간 획기적인 무역수지 개선이 없다면 윤석열 정부 2년차인 올해 역대 최대 무역수지 적자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내 무역금융 제공기관 중 하나인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한국수출입은행 82조원, 신용보증기금 14조원, 기술보증기금 3조3000억원 등과 비교해 가장 큰 규모인 260조원 이상을 올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2년 지원실적인 238조원보다 9.2% 증가한 수치이다.
무역보험공사의 무역금융 지원이 늘면서 보증보험사고 등으로 인해 환수해야 하는 지급보험금의 규모도 매년 대폭 늘어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그 규모가 2020년 3146억원, 2021년 4323억원, 2022년 4400억원으로 3년간 총액만 1조1869억원이다. 2년 만에 1254억원, 39.8%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2022년 말 기준 미수금액 상위 8곳 채권현황을 살펴보면(이하, 순위/사명/미수금/보험금지급일/채권발생액/회수율 순), 1위 ㈜신**** 9978억원(2010.08.09./ 1조1447억원/ 12.8%), 2위 성*****㈜ 2616억원(2014.05.26./ 6356억원/ 58.8%), 3위 ㈜온**** 1593억원(2015.09.03./ 1642억원/ 2.9%), 4위 ㈜신* 1513억원(2021.02.09./ 1566억원/ 3.4%), 5위 ㈜세**** 1455억원(2011.04.21./ 1480억원/ 1.7%), 6위 N****** 808억원(2000.12.27./ 2930억원/ 72.4%), 7위 삼***㈜ 770억원(2011.09.02/ 802억원/ 4.0%), 8위 S******* 758억원(2021.04.15/ 1164억원/ 34.8%)으로 이들 8개 회사에서 회수해야 할 총액만 1조9491억원이다.
10여 년이나 넘은 보험금지급일이나 저조한 회수율, 파산이나 회생절차, 폐업, 소송 등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사유를 종합적으로 감안한다면, 1조9491억원 가운데 상당액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더는 채권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해 무역보험공사가 받기를 완전히 포기한 보험금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4188억3100만원(총 1971건)에 이른다.
지난 5년간 이렇게 무역보험공사가 받기를 포기한 사유를 보면, 첫째, 감액 후 회수하면서 34건, 18억2700만원, 둘째, 기타 부득이한 사유(채무자 영업중단·행방불명 등)로 48건, 67억원, 셋째, 소멸시효가 완성된 355건, 891억7500만원, 넷째, 채권매각을 통해 696건, 1620억3000만원, 다섯째, 파산 및 회생 등 법적절차 완료로 838건, 1590억9500만원을 결손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특이한 점은 2018년 이후 2019년에만 미수채권 696건, 1620여억원을 단 4억여원에 소위 ‘땡처리’ 방식으로 ‘채권매각’을 이유로 결손 처리했다는 점이다. 또 여기에다 1074억원이 추가로 결손 처리돼 2019년 한 해 총 2694억원을 포기했다. 이는 지난 5년간 결손 처리된 4188억3100만원의 64.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2019년은 이미 지난 1월 초 4년(3+1) 임기가 종료된 현 이인호 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취임한 첫해이다. 신임 사장으로서 한결 가벼워진 재무제표는 남은 재임기간 대내외 활동 성과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 관련 한 국회상임위 관계자는 “수출이 어려운 시기에 무역금융 확대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무분별한 지원으로 도덕적 해이를 낳지 않게 특히, 공공기관이 선심 쓰듯이 시간 지나 유야무야하지 않도록 채권회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