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스페인 결국 구제금융 신청하나

공유
0

[송계신의 경제포커스] 스페인 결국 구제금융 신청하나


[글로벌이코노믹=송계신부국장] 스페인이 2분기 연속 큰 폭의 마이너스 경제 성장에다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 등으로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국채금리는 23일 연 7.57%까지 치솟으며 이틀 연속 7%대 후반에 머물렀다. 스페인 정부의 은행 안정화 노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깊어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7%대를 크게 웃돈 것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스페인 경제는 훨씬 경쟁력이 있고 그리스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신뢰를 표했음에도 스페인 주가는 5% 가까이 추락했다.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이탈리아로 그 여파가 전이되고 결국 유럽 전역의 은행 부실로 이어지면서 금융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다.

#스페인 경제 2분기 연속 후퇴

-스페인 2분기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0.4%
-1분기 -0.3% 성장 이어 2분기 연속 후퇴
-수출 회복세에도 내수급감, 실업률 상승세

스페인 경제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 대비 0.4% 위축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페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작년 동기에 비해서는 1% 하락한 것이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 1분기에 -0.3% 성장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스페인 경제는 2분기 중 완만한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이은 내수 급감, 실업률 급등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 지방정부의 재정 악화에 따른 국가부채 급증 우려도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지난 20일 중앙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이후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구제 요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의 17개 지방정부가 과중한 채무로 인해 금융 차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여서 중앙정부에 손을 벌리는 사태를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정부에 구제를 요청할 지방정부로는 동남부 무르시아를 비롯해 카탈루냐, 카스티야라만차, 발레아레스, 카나리아제도, 안달루시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지난 13일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180억 유로 규모의 공공기금을 만들었으나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들 지방정부들이 중앙정부에 긴급 구제를 요청하면 가뜩이나 부실한 중앙정부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스페인은 결국 국가 차원의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이탈리아로 그 여파가 전이되고 결국 유럽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로존과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스페인 경제가 훨씬 경쟁력이 있고 그리스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어 곧 본궤도로 돌아올 것"이라며 신뢰를 표시했으나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스페인 국채금리 부도수준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 7.56%로 사상 최고
-이탈리아 국채금리 6.33%대 급등 위험 수위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 2년만에 최저 추락

유로존의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결정 이후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유럽의 금융시장이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최근 6%대로 내려앉았던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7.56%로 급등하며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이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이 결국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페인 정부의 은행 안정화 노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감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국채 금리 7.5%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을 구제금융으로 몰아넣었을 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의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6%대 중반으로 치솟으며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 금리는 또 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채권은 이날 장중 1.127%까지 떨어져 지난 6월 1일의 최저치를 새로 썼고, 2년 만기 채권은 마이너스 0.06%를 기록하며 12일째 마이너스 금리를 이어갔다.

이로써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와 부도위기의 스페인 국채간 금리차(스프레드)는 6.5%포인트로 확대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은 0.4% 떨어진 1.2106 달러를 기록하는 등 최근 2년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스페인의 부도위기는 곧바로 유럽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를 곤두박질쳤다.

스페인이 금융부문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으로 유럽증시가 폭락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 100지수는 2.09% 하락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3.18% 추락했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 40지수는 2.89% 밀렸으며 범유럽지수인 Stoxx 유럽 600지수는 2.5% 하락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증시의 IBEX 35지수는 장중 5%가량 폭락했다.

은행주들이 추풍낙엽처럼 하락했다. 프랑스의 BNP 파리바는 5.2%, 영국 HSBC 은행은 3.3%,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6.1%, 그리스 국립은행은 무려 11% 폭락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금융당국은 금융주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시켰다. 스페인 증권당국은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우려로 주식시장이 극심하게 요동치자 금융주의 공매도를 3개월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증권당국도 최근의 시장 동향을 고려해 일주일간 은행 및 보험주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이탈리아는 지난해 8월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주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했었다.


#유로존 스페인 지원 한계 노출

-유로존 1분기 정부부채 GDP 88.2%로 상승
-EU 27개국 중 기준치 달성국 절반도 안돼
-그리스 '9월 위기설' 증폭되며 위기감 고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정부부채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을 돕는 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유로존 평균 정부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88.2%로 작년 4분기(87.3%)에 비해 1.1% 포인트 상승했다.

EU 전체의 평균 정부부채 비율도 82.5%에서 83.4%로 0.9% 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기(유로존 86.2%, EU 80.4%) 대비로는 증가 폭이 더 크다.

EU의 부채비율 억제 기준치는 60%지만 27개국 가운데 동유럽과 스칸디나비아 국가를 중심으로 13개국만 기준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의 경우 작년 4분기 165.3%였으나 민간 채권단의 국채상각과 교환 프로그램 덕분에 올해 1분기 132.4%로 대폭 낮아졌다.

그러나 그리스가 여전히 EU 내에서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심각한 경기침체 탓에 2020년까지 120%로 낮춘다는 계획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비율이 그 다음 높은 나라는 포르투갈(111.7%), 아일랜드(108.5%), 벨기에(101.8%), 프랑스(89.2%) 등의 순이었다.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우 81.6%로 전 분기대비 0.4%포인트 높아졌으나 EU 평균치보다는 낮았다.

트로이카의 그리스 방문을 앞두고 그리스의 9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도 스페인의 위기를 키우고 있다.

그리스 위기설은 그리스가 9월에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것이며 연금을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