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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이슈진단]그리스 총선 야당압승과 그렉시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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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이슈진단]그리스 총선 야당압승과 그렉시트 공포

▲유럽과세계경제의앞날에큰영향을주게될그리스총선,그주사위는던져졌다.출구조사결과가26일나왔다.이번선거결과에따라구제금융긴축조건협상과디폴트그리고그렉시트등의향방이좌우될것으로보인다.총선에서유세를하는시리자당의치프라스총재./사진=뉴시스제휴
▲유럽과세계경제의앞날에큰영향을주게될그리스총선,그주사위는던져졌다.출구조사결과가26일나왔다.이번선거결과에따라구제금융긴축조건협상과디폴트그리고그렉시트등의향방이좌우될것으로보인다.총선에서유세를하는시리자당의치프라스총재./사진=뉴시스제휴
[글로벌이코노믹 김재희 기자] 그리스 총선에서 야당인 좌파연합 시리자가 압승한것으로 출구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투표 결과에 따라 그리스와 유로화의 운명 그리고 나아가 세계 경제의 판도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를 흔들 그렉시트의 공포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긴축의 중단을 공약하고 있는 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경우 독일 등 유럽의 다른 국가는 물론 유로중앙은행(ECB) 등 구제금융을 해준 기관들과 긴축조건을 놓고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그리스가 유로 존을 탈퇴하는 글렉시트의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 긴축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시리자의 입장에서는 집권하면 채권국과 채권은행들에 긴축철회를 요구할 것이 확실시된다. 채권국과 채권은행들로서는 이 요구를 쉽사리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섣불리 받아들이면 구제금융 정책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 있기때문이다. 긴축조건을 거두면 구제금융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렵게 된다.
그리스로서는 긴축 철회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이른바 그렉시트의 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리스도 내심으로는 그렉시트를 원치 않는 여론이 더 앞서지만 긴축조건 철회를 받아내기 위해서라도 그렉시트를 카드로 사용할 수는 있다. 기존 채무를 갚지 못한다고 선언하면서 그렉시트를 단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단행하면 유로존 탈퇴가 러시를 이루어 결과적으로 유로존을 근간으로 한 유로연합체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는 유럽 전체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세계경제의 근본틀을 뒤흔드는 일대 회오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렉시트까지 가지않아도 그리스의 채무상환 거부만으로도 세계는 큰 홍역을 치를 우려가 높다. 또 과반 정당이 나타나지 못하고 연정구성마저 실패하면 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등 대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리스 투표는 현지시간 25일 아침 일찍 시작됐다. 투표 직전에 마지막으로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시리자당이 제1당으로 부상할 것으로 확인됐다.

시리자당은 한국시간 25일 실시된 GPO폴에서 33.4%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집권 여당인 신민당의 26.7%를 6.7%포인트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카피링아 서치조사에서는 시리자가 33.5%로 신민당의 30.1% 보다 3.4%포인트 높았다. 또 마르크폴 여론조사는 시리자 32.2%, 신민당 26.0%1, 2위의 격차가 6.2포인트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선거 초반의 3%포인트에 비해 더 벌어진 것으로 기간이 흐를수록 시리자의 지지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그리스 선거법에 따르면 제1당에는 지지율과 무관하게 전체 300석의 의석 중 50석을 따로 배정하게 된다. 나머지 250석은 총 3% 이상 지지율을 얻은 정당들을 대상으로 득표율 비례로 배분된다. 50석 우선배정에 따라 제1당은 나머지 250석 중 100석만 차지해도 실제의석이 150석으로 늘어나 반을 넘길 수 있다.

이론상 득표율 40%를 넘기면 확실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3% 이하 지지율을 기록한 소수 정당은 의석 배분에서는 빠지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속출할 경우 40%보다 낮은 30% 중반의 득표율로도 과반 확보가 가능해진다.
현지 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구조로 볼 때 과반 의석 확보에 필요한 득표율은 36%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의 득표율로서는 어느 정당도 단독 집권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연정을 꾸려야 하는데 지난해 연말처럼 정당 간의 이해충돌로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정구성에 실패하면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하는데 이렇게 되면 그리스 경제는 더 큰 혼란이 빠질 우려가 높다.

그리스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정당의 총리 후보자는 15일 안에 정부 구성을 완료하고 의회 신임 투표를 통과해야 한다. 이때 300석 전체 의원 중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다.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없으면 가장 많은 득표율을 확보한 1위 정당에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한다. 1위 정당의 총리 후보자는 3일간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권한을 갖는다.

득표율 1위 정당 중심의 연정구성이 실패하면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은 정당에 정부 구성 권한이 넘어간다. 지지율 3위 정당까지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 그 중재마저도 실패할 경우에는 과도정부를 구성한 다음 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2012년에도 그리스는 51차 총선에서 정부 구성에 실패했고 6월에 다시 2차 총선을 치렀다.

2012년 총선에서는 3% 미만 득표율로 원내 진출에 실패한 정당들의 득표율 합계는 무려 19%였다. 그에 따라 과반의석을 위한 최소 득표율은 32.8%였다.

이번 총선에서는 총 23개 정당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3% 이상 득표에 미달하는 정당의 수가 16개 내외로 추정된다. 7개 정도의 정당만이 3%를 넘을 전망이다. 2012년 총선 때보다는 대형 정당이 많은 편이다. 이 구조로 미루어 과반의석 득표율 기준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총 유권자 수 980만 명의 그리스 총선은 현지 시간 25일 오후 7시에 끝난다. 한국시간으로는 25일 밤 12시 나온다. 출구조사 결과는 그후에 나온다.

그리스발 경제공포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경제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