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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체 주가 급락…1년새 시총 537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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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체 주가 급락…1년새 시총 537조원 증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현지시간)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연비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로고. / 사진 =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현지시간)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연비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로고. / 사진 = 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폭스바겐,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폭스바겐과 미쓰비시 등 연비 조작 비리가 연이어 터진데다 구글, 애플 등 IT 기업들이 개발중인 자율운행차, 이른바 '로봇카'의 실용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토종' 자동차업체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일(현지시간) 금융 정보 제공업체 'Quick FactSet'의 분석 데이터로 전세계 자동차 주식을 모두 합산한 시가총액을 월차집계한 결과, 지난해 5월말 163조 엔(약 1754조5000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4월 말 현재 50조 엔(약 537조6000억원) 줄어든 113조 엔(약 1216조3094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한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기관 투자가를 만난 뒤 복잡한 심경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보유 자산이 수백억 엔을 넘는 투자자의 운용 담당자로부터 일본 자동차 주식의 소유 여부를 묻자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다"는 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당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시가총액 18조 엔을 보유한, 세계시총 순위 30위권 안에 포함되는 도요타의 주식 조차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또 다른 투자자 역시 "일본 자동차업체의 주식 보유율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몬스 투신의 이토시마 타카토시 운용부장은 자동차 산업에 대해 "큰 성장이 ​​어려운 성숙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율주행 등 기술 진보에 따라 근본적으로 사업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로봇카의 등장으로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급변할 수다는 얘기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규제도 투자자가 구입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2018년부터 무공해차량(ZEV) 규제를 강화한다. 해마다 일정량 이상의 ZEV를 판매하도록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야한다.

이는 도요타 등 토종 자동차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전기자동차(EV)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 등에게는 순풍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2월부터 4월새 84% 상승했다. 이달 들어 상승폭을 줄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연비 조작 비리로 물의를 빚은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가는 조작 시인 일주일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가는 연비 조작 사실이 알려진 첫날 지난달 20일 15.2% 폭락하며 12년래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이후 주가는 26일까지 5거래일간 약 50% 폭락했으며 시가총액은 4조원 이상 날아갔다.

10일 미쓰비시 자동차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89% 오른 484엔에 장을 마쳤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