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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D-1] 영국과 유럽 폭풍전야…4650만 표심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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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 D-1] 영국과 유럽 폭풍전야…4650만 표심은 어디로?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투표일 하루 전인 22일에도 영국 내 여론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박빙’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 본부의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투표일 하루 전인 22일에도 영국 내 여론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박빙’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EU 본부의 모습.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유럽연합(EU)을 떠나느냐, 마느냐. 영국의 운명을 가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영국과 EU가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국민투표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당사국인 영국, EU뿐 아니라 전 세계에 엄청난 후유증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투표 전날인 22일(이하 현지시간)까지도 영국 내 여론은 찬반 양론이 팽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투표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양 진영은 '탈퇴' ' 잔류' 를 호소하며 막판 스퍼트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영국 밖의 EU 지도자들은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EU 탈퇴 충격파에 대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 투표 결과는 언제쯤?

BBC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3일 영국 전역에서 치러지는 국민 투표는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3시) 시작돼 같은 날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전 6시)에 종료된다.

개표는 영국 내 382개 개표소에서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결과 발표는 다음날인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3시)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선거관리위원회가 배포한 미디어북에 따르면 투표 용지에는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합니까'와 'EU를 떠나야 합니까'라는 질문이 게재된다. 유권자는 질문 아래의 두 항목 'EU의 회원국으로 남는다' 또는 'EU를 떠난다'중 하나를 골라 십자 표시를 하면 된다.

유권자 수는 18세 이상의 영국, 아일랜드, 투표권을 지닌 코먼웰스(영국연방) 시민권자 등 총 4650만 명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투표일 하루 전인 22일에도 영국 내 여론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박빙’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오른쪽)가 21일 맨체스터에서 EU 잔류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투표일 하루 전인 22일에도 영국 내 여론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박빙’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당수(오른쪽)가 21일 맨체스터에서 EU 잔류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우선 영국 정부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는 압도적인 표차로 브렉시트가 부결되는 것이다. 잔류 지지가 70% 이상으로 나타나면 향후 브렉시트 요구가 재연될 가능성이 줄고 이는 런던 금융시장의 불안감 해소, 파운드화 안정 등의 기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브렉시트가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지지자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브렉시트 지지층의 요구로 또 다시 국민투표를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브렉시트가 단행될 경우엔 어마어마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사국인 영국 증시와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고 이는 유럽 증시와 미국증시, 아시아 증시에도 줄줄이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로 향후 15년 뒤 영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EU에 잔류했을 때보다 3.8~7.5% 감소하고 1인당 GDP 역시 1100~2100 파운드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국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감소가 예상되며 유럽 금융 중심지로서의 영국의 지위는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영국의 한 시민이 'EU를 떠나자'라는 문구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날 투표는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3시) 시작돼 같은 날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전 6시)에 종료된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전역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치러지는 가운데 영국의 한 시민이 'EU를 떠나자'라는 문구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날 투표는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3시) 시작돼 같은 날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전 6시)에 종료된다. 사진/뉴시스

◇ 영국 내 찬반 여론은 여전히 '평행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가정일 뿐, 탈퇴나 잔류에 대한 뚜렷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여론조사는 투표일 하루 전인 22일에도 찬성과 반대 의견이 ‘박빙’을 보이고 있다.

다만 투표일이 다가오며 EU 탈퇴 여론이 점점 높아졌지만 지난 16일 브렉시트 탈퇴 저지 운동을 벌이던 노동당 영국 조 콕스 의원의 피살 사건을 계기로 EU 잔류 쪽으로 여론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0일 치러진 여론조사업체 ORB의 전화조사에서는 EU 잔류(53%)가 탈퇴(46%)에 7%포인트 앞섰고, 서베이션이 조사에서도 EU 잔류가 45%로 탈퇴(44%)를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다만 도박사들은 영국의 잔류를 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베팅업체의 수익률(배당률) 현황을 집계한 '오즈체커'에 따르면 영국 최대 베팅 사이트인 베트페어는 30파운드(약 5만970원)를 잔류 쪽에 걸면 예상 수익률이 25%이지만 탈퇴는 수익률은 원금의 3배로 파악됐다.

즉 잔류를 걸면 37.5 파운드를 돌려주지만 탈퇴인 경우 90파운드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의미다.

영국 내 각 진영은 투표가 코 앞으로 다가오자 막판 스퍼트에 들어갔다. 두 진영은 브렉시트 여부를 두고 각자 시각을 투영한 결과를 제시하며 유권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기 위한 표현을 쏟아냈다.

EU 잔류 진영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라"며 브렉시트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을 경고했다.

반면 탈퇴 진영의 대표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잔류 진영이 영국 경제의 타격 가능성을 설파하는 "공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이 2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영국의 EU 탈퇴를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묻는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이 21일(현지시간)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영국의 EU 탈퇴를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 경제계 수장, 영국 EU 탈퇴에 '자해행위' 강력 경고

이에 앞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등 경제계 주요 인물들은 영국의 EU 탈퇴를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그리스를 방문 중인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에 투표하는 것은 자해 행위"라며 "EU와 영국이 함께 추구해온 모든 게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여러 세대에 걸쳐 이룩한 EU의 업적은 영국인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EU를 탈퇴한다면 지금까지 이룬 성취를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옐런 의장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외부요인으로 '브렉시트 투표'를 지목하고 상당한 경제적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