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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美 금리인상 초읽기…日 지난해 악몽 재현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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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美 금리인상 초읽기…日 지난해 악몽 재현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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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약 1주일 앞두고 일본에서는 지난 금리인상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5년 12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미국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일본 닛케이225지수(닛케이 평균 주가)는 2개월 반 만에 5000엔 이상 하락했다.
물론 올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각종 경기부양정책을 내놓아 1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에 일본 증권시장에서는 “연말에는 2만엔대를 찍을 것”이라는 기대에 찬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준의 물가 동향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연준이 지난해 금리인상을 단행했을 때 1.4%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높은 수준이다.

고용지표 역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고용통계를 살펴보면 실업률이 0.3%포인트 떨어진 4.6%로 시장 예상치(4.9%)를 밑돌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개인소비지출이 늘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이달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하다는 반응이다.

◇ 2015년 금리인상 후 주가·엔화가치 급락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해 12월 1일 2만엔 선을 회복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발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연말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1만9033엔에 거래를 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대발회(大發會·1년 중 최초 입회일)에도 582.73엔 속락하며 시작됐고 중국의 주가 하락과 엔화환율 급등으로 연초부터 6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닛케이 평균주가는 2월 들어서도 국제유가 하락과 엔고현상 영향으로 추락하다가 같은 달 12일에는 1만4952엔을 찍으며 2014년 10월 21일 이래 1년 4개월 만에 1만5000엔 선이 무너졌다.

이 기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급등했다. 엔화 환율은 12월 3일 달러당 123.38엔에서 두 달 후인 2월 12일 112.17로 올랐다.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가격 역시 12월 1일 배럴당 41.85달러에서 2월 11일 26.21달러로 37%나 하락했고 12월까지 1만7000달러대 후반에 머물던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지수도 2월 11일에는 1만5660달러로 하한가를 쳤다.

◇ OPEC 감산·트럼프 당선…“작년과는 다르다”
하지만 일본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올해는 1년 전과 투자 환경이 매우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OPEC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며 배럴당 40달러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선을 되찾은 데다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정권의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배럴 40달러대 중반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WTI 선물가격은 OPEC 감산 합의 후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지시간 지난 5일에는 52.42달러로 2015년 7월 15일 이후 약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6일에는 11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발표에 전 거래일 대비 1.7% 떨어진 배럴당 50.93달러에 장을 마감했지만 여전히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미 대선 전 1.8%대였던 미국의 10년물 채권수익률은 지난 1일 2.49%까지 상승했다. 국채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국채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로,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대대적인 부양정책을 통해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이 양적·질적완화 정책을 통해 10년물 이율을 0%로 맞추겠다고 밝히면서 미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차이는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후 최대 2.3% 이상으로 벌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정권이 대폭적인 감세·재정정책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엔화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