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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신흥국 달러화 미국으로 U턴…전 세계 금융시장 패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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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신흥국 달러화 미국으로 U턴…전 세계 금융시장 패닉 우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며 시작된 달러 강세와 미국 금융시장 호황으로 미국 경제는 기대감에 차있다. 달러 가치 초강세로 일본과 중국 등 세계 각국은 초저금리 통화정책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중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자본유출이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 대선 이후 세계 투자자금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겹칠 경우 ‘투자자금 달러 집중’과 ‘신흥국의 자금 유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연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글로벌 금융 업계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연준은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직후 중동과 중남미 신흥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이어졌다”며 “내년에도 2~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 단행 가능성을 표명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 업계에서는 유독 달러만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으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외국인 자금이 빠지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비시 UFJ 모건스탠리 증권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도 가속화될 수 있다”며 “전 세계 금융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화 역시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 가치와 같아지는 유로-달러 1 대 1 ‘패러티(parity)’ 시대가 곧 도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제성장 정체와 정치 불확실성이 유로화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8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회의에서 내년 3월까지로 예정된 양적완화 정책을 8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한숨 돌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ECB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 확대를 발표할 경우 400조원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에는 일시적으로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들도 초강세 달러화 움직임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신흥국의 통화 약세가 심각해지며 외국인들이 투자자금을 빼서 달러 매입에 나서는 ‘자금 엑소더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대선 이후 터키 리라와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멕시코 페소화는 1주일 만에 달러화 대비 11% 급락했고 리라화 가치는 지난해 말 이후 현재까지 8.1%가량 하락해 신흥국 통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함께 가장 가치가 많이 떨어진 통화로 기록됐다. 멕시코 은행(중앙은행)은 통화가치 하락과 자금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5.25%로 0.5%포인트 올리는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페소 가치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엔화 가치는 11월 한 달 동안 달러화 대비 8.4%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도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자금유출과 증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금융시장이나 재정이 불안정한 남미나 남유럽으로 투자자금 유출 움직임이 커질 경우 신흥국발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화 기자 dhlee@